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26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타임지 주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열린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델라웨어 5개 주 동시 경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UPI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26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타임지 주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열린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델라웨어 5개 주 동시 경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UPI연합뉴스
동북부 5개州 예비경선
클린턴·트럼프 ‘싹쓸이’

클린턴 “오바마 정책 계승”
국제현안 적극 개입 밝혀

트럼프 “기존 정책 재검토”
외교는 고립적 중상주의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26일 펜실베이니아·메릴랜드·코네티컷·로즈아일랜드·델라웨어 등 동북부 5개 주의 대선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승리, 본선행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가장 많은 대의원 210명(슈퍼 대의원 21명 포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후반 56%를 득표해 42%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승리했다. 메릴랜드, 코네티컷, 델라웨어에서도 승리한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본선행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정치신인이나 다름없던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 당시 상원의원에 패한 뒤 8년 만에 백악관행 티켓을 확보한 셈이다.

트럼프 역시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후반 57%를 득표해 승리를 확정하는 등 이날 5개 주를 모두 가져갔고,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도 당 후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국 지지율 50%를 넘으면서 본선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8일 대선이 ‘클린턴 대 트럼프’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2번째 도전에서 성공해 역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되느냐, 아니면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금권과 함께 정치권력까지 거머쥐느냐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현재로선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8.5%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서지만, 이날 경선 이후 본선 대결이 본격화하면 지지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친(親)오바마 대 반(反)오바마 정책 대결 =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대내 정책을 구분하는 핵심 키워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무역정책 반대를 제외하고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상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인프라 재건 △ 친환경 에너지산업 지원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 △최저임금 인상 등을 확대·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연 소득 100만 달러(약 11억4900만 원) 이상의 부유층에게 최소 세율 30%를 부과하는 부유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는 반오바마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민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무슬림의 전면 입국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 △전통 에너지산업 육성 △환경보호청(EPA) 예산 삭감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재검토 등도 약속하고 있다. 또 트럼프는 법인세를 현행 38%에서 15%로 인하, 해외로 이전한 기업들의 미국 회귀를 유도하는 한편 저소득층 7300만 가구에는 소득세를 면제하겠다는 조세 개혁안도 내놓았다. 부족분은 부유층의 세금공제 혜택을 폐지해서 메우겠다는 것으로, 이는 공화당 기본 정책과도 다소 배치된다.

◇국제적 개입주의 대 고립적 중상주의 =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도 판이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계승하되, 여기에서 매파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국제적 개입주의자’로 분류된다. 2011년 리비아 사태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인도주의적 개입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도 찬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본인의 외교정책을 ‘미국 우선주의’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이득을 우선시하는 중상주의적 고립주의에 가깝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는 물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협력 등 전반적 국제 현안에 대한 개입을 극도로 꺼려 하는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적 개입만이 유일한 예외다.

여기에도 IS 격퇴 이후 중동의 석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한국·일본이 방위비를 늘리지 않으면 “핵무장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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