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싹쓸이’
클린턴 “오바마 정책 계승”
국제현안 적극 개입 밝혀
트럼프 “기존 정책 재검토”
외교는 고립적 중상주의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26일 펜실베이니아·메릴랜드·코네티컷·로즈아일랜드·델라웨어 등 동북부 5개 주의 대선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승리, 본선행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가장 많은 대의원 210명(슈퍼 대의원 21명 포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후반 56%를 득표해 42%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승리했다. 메릴랜드, 코네티컷, 델라웨어에서도 승리한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본선행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정치신인이나 다름없던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 당시 상원의원에 패한 뒤 8년 만에 백악관행 티켓을 확보한 셈이다.
트럼프 역시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후반 57%를 득표해 승리를 확정하는 등 이날 5개 주를 모두 가져갔고,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도 당 후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국 지지율 50%를 넘으면서 본선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8일 대선이 ‘클린턴 대 트럼프’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2번째 도전에서 성공해 역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되느냐, 아니면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금권과 함께 정치권력까지 거머쥐느냐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현재로선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8.5%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서지만, 이날 경선 이후 본선 대결이 본격화하면 지지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친(親)오바마 대 반(反)오바마 정책 대결 =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대내 정책을 구분하는 핵심 키워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무역정책 반대를 제외하고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상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인프라 재건 △ 친환경 에너지산업 지원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 △최저임금 인상 등을 확대·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연 소득 100만 달러(약 11억4900만 원) 이상의 부유층에게 최소 세율 30%를 부과하는 부유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는 반오바마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민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무슬림의 전면 입국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 △전통 에너지산업 육성 △환경보호청(EPA) 예산 삭감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재검토 등도 약속하고 있다. 또 트럼프는 법인세를 현행 38%에서 15%로 인하, 해외로 이전한 기업들의 미국 회귀를 유도하는 한편 저소득층 7300만 가구에는 소득세를 면제하겠다는 조세 개혁안도 내놓았다. 부족분은 부유층의 세금공제 혜택을 폐지해서 메우겠다는 것으로, 이는 공화당 기본 정책과도 다소 배치된다.
◇국제적 개입주의 대 고립적 중상주의 =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도 판이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계승하되, 여기에서 매파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국제적 개입주의자’로 분류된다. 2011년 리비아 사태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인도주의적 개입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도 찬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본인의 외교정책을 ‘미국 우선주의’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이득을 우선시하는 중상주의적 고립주의에 가깝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는 물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협력 등 전반적 국제 현안에 대한 개입을 극도로 꺼려 하는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적 개입만이 유일한 예외다.
여기에도 IS 격퇴 이후 중동의 석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한국·일본이 방위비를 늘리지 않으면 “핵무장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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