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
오현경
기국서
기국서
김지숙
김지숙
대학로 시니어의 반란

연출가 기국서 4년만에 복귀
오현경, 오태석作 주연 맡아


대학로에 다시, ‘그들’이 온다. 1970∼1980년대 한국 연극의 중흥기를 이끈 ‘연극의 전설’들이 귀환하고 있다. 중견연극인창작집단(중창단)이 점화한 ‘시니어의 반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45∼70세 배우들로 이뤄진 중창단은 지난 2월 ‘바냐 아저씨’를 공연하며, 20∼30대 위주의 상업 연극이 범람하는 대학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국내 대표 민간 극단인 76단과 연희단거리패가 각각 창단 40주년·3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리면서 중견·원로 연출과 작가, 배우들의 복귀가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6월에는 ‘원로연극제’가 힘을 보탠다. 연극계에 한 획을 그은 시니어들의 무대가 대학로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니어 반란의 출발은 ‘소극장 게릴라’로 불리는 이윤택(64) 연출이다. 연희단거리패의 예술감독이기도 한 이 연출은 중창단의 바냐 아저씨 연출을 맡으며, 대학로 복귀를 선언했다. 소극장 부활과 대학로 정화에 앞장서겠다고 한 그는 바냐 아저씨에 이어 연희단거리패의 30주년 기념 공연을 대학로 게릴라극장에 올리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현재 안톤 체호프의 4대 장막 중 하나인 ‘벚꽃 동산’이 공연 중이다. 또 바냐 아저씨에서 20대 엘레나로 열연한 김지숙(60) 중창단 대표는 5월 5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장수상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실험연극의 대표 연출가인 기국서(64)도 오랜 외도를 접고 본업으로 돌아왔다. 76단 40주년을 맞아 신작 ‘리어의 역’을 무대에 올린다.

2012년 ‘햄릿6-삼양동 국회 옆에서’에 이어 4년 만에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창작극이다. 5월 8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선보이는 이 연극은 평생 리어왕을 연기했으나, 치매에 걸려 은퇴한 노배우를 주인공으로 해, 오늘날 한국 사회와 연극 세태에 대해 꼬집는다. 기 연출은 배우 기주봉의 형으로, 영화 ‘도둑들’에서 웨이홍으로 출연하는 등 한동안 무대 밖에서 활동했다.

6월 3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시작하는 원로연극제에서는 연극계의 상업화로 인해 설 곳을 잃었던 ‘20세기 한국의 고전’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연극사의 산증인인 오태석(77·‘태(胎)’), 김정옥(85·‘그 여자 억척 어멈’), 하유상(89·‘딸들의 연인’), 천승세(78·‘신궁’) 작가의 대표작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특히 9년 만에 공연되는 오태석의 태(胎)는 1974년 초연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끊임없이 공연됐으며, 한국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명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로배우 오현경(80)이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 의미를 더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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