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협 ‘비즈니스외교’ 병행
北의 군사협력·우방국서
核실험 차단 위한 압박외교
美등과 핵협상 타결 통해
국제사회 복귀한 이란이
북핵해결 ‘모델’되길 기대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 방문(5월 1~3일)에서 한반도 정세와 북한핵 문제를 다룰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란 핵·미사일 커넥션’이 차단될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최고 실력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어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담판 외교’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정부와 외교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이란 핵협상 타결 및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비즈니스 외교와 함께 북한과 이란의 군사적 협력관계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안보외교의 두 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북한이 오는 5월 6일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중국, 러시아에 이어서 이란까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우려를 표명할 경우 최고로 강력한 대북 압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국제사회와 핵협상 타결로 방향을 선회한 이란은 북한핵 문제 해결에 대한 하나의 모델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로하니·하메네이와의 면담은 이번의 이란 안보외교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관망된다. 특히 신정(神政)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하메네이는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최고 통치권자로 이란의 대외정책 기조를 직접 관장하고 있다. 만약 5월 2일 예정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한·이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우려 표명의 발언이 나오고, 하메네이가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한-이란 커넥션 차단 의지를 표명하면 김정은 정권에 중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기대다. 하메네이와의 면담 내용 자체는 관행에 따라 공개되지는 않는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 이후 국제무대에 정상적인 행위자로 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핵협상 자체에 대해서 반대했던 하메네이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이전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고, 이런 협력관계가 이제 핵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에서 이란이 북한과 핵이든 미사일이든 협력을 하게 되면 한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사일 협력을 하는 등 북한과 친밀한 이란의 정상과 박 대통령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북한에는 엄청난 메시지”라고 말했다.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간부들은 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한 직후에도 이란을 방문해 지금도 여전히 양국 간 군사·경제 커넥션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정세 불안에 따라 이란의 대량파괴무기(WMD) 보유 및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획득 열망이 이란과 북한과의 관계 변화 설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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