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한국선 영화 등 실패… 이번엔? ③ 살인마 이발사는 실존 인물일까 ④ 조 vs 조니뎁, 누가 더 잔혹 연기? ⑤ 손드하임 ‘불편한’ 음악… 반응은
조승우(위 사진 왼쪽)와 옥주현(오른쪽)이 만났다. 상반기 공연계 최대 이슈다. 최고의 남녀 ‘티켓 파워’가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오는 6월 2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 지난 4월 19일, 인터파크 티켓 오픈 당일 예매 순위 1위를 차지했고, 해당 주간 (4월 18∼24일)에는 현재 공연 중인 ‘마타하리’에 이어 전체 2위에 랭크됐다. 7월 10일까지, 조승우 출연 회차는 이미 매진이다. 이 열광적인 반응은 단순히 흥행보증수표들이 뭉쳐서일까. 스위니 토드는 2007년 팀 버턴 감독의 영화로 재탄생돼,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2007년 한국어 초연은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매력적인 음악을 국내에 알렸다. 뮤지컬 팬뿐만 아니라, 버턴과 손드하임의 마니아층까지 결집시키고 있다는 것. 흥미진진한 스위니 토드 관전 포인트다.
◇ 한국선 영화도 초연 무대도 실패했는데…=197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스위니 토드는 같은 해 토니어워즈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최고의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2007년에는 버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는데, 음산하고 몽환적인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했다. 버턴 영화의 단골인 조니 뎁(스위니 토드·아래 사진 왼쪽)과 헬레나 보넘 카터(러빗 부인·오른쪽)의 연기도 일품. 뎁은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호평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흥행에 실패했다. 2007년 한국 초연 무대도 류정한, 박해미, 임태경 등 쟁쟁한 스타들이 총출동했지만 흥행 실적은 저조했다. 9년이 지났다. 개막을 두 달여 앞둔 1차 예매 현황은 순조롭다. 한국에서 두 번이나 쓴맛을 본 스위니 토드. 새로운 공연 역사를 쓰게 될까.
◇ ‘살인 이발사’ 스위니 토드는 실존 인물? = 평범한 이발사였던 스위니 토드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고, 누명을 쓴 채 15년을 감옥에서 살다 돌아와 복수극을 벌인다. 토드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부터 전해오는 런던 괴담 속 주인공. 역사적으로 실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데, 살인마 이발사와 인육으로 파이를 만드는 여주인에 대한 이야기는 1847년엔 멜로 드라마로, 1959년에는 발레로, 1973년에는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작곡가 손드하임은 뮤지컬 기획자 해럴드 프린스와 손잡고, 피가 튀는 잔인한 극에 유머 코드를 녹여 블랙코미디를 완성했다.
◇ 조니 뎁 vs 조승우 = 공연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배우다. 뎁은 고통과 환멸 속에서, 기묘한 표정으로 살인을 즐기는 토드를 연기해,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버턴 영화 속에서 늘 그렇듯이 그는 약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선악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한다. 잔인하지만 매력적인 토드를 무대 위에선 국내 대표 배우 조승우가 연기한다. 소위 캐릭터를 ‘가지고 논다’는 그가 보여줄 또 다른 ‘토드’가 궁금하다. 인육으로 파이를 만드는 러빗 부인 역시 토드 못지않게 잔혹한 인물. 마타하리로 절정에 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옥주현이 카터의 천연덕스러운 ‘러빗 부인’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 히치콕을 즐겨 보는 작곡가의 음악 = 스위니 토드의 작사와 작곡을 맡은 손드하임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뮤지컬 작곡자이다. 웨버의 노래들은 쉬운 멜로디가 반복되며, 귀에 ‘쏙’ 들어오는 반면, 손드하임의 음악은 계속 변주되는 탓에 따라 부르기 쉽지 않다. 관객들을 다소 ‘불편’하게 만드는 그의 음악은 철저히 무대를 위해 만들어져 비로소 무대 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혹자는 손드하임의 음악이 유별난 것에 대해 그가 앨프리드 히치콕(1899∼1980)의 영화를 즐겨 봤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래서일까. 웨버에겐 팬이 있다면, 손드하임에겐 마니아들이 있다. 김연아의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 프로그램 음악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역시 손드하임이 만든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