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사람 거쳐 간접 전화
특정 후보 지지 요청해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일인 3일,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전에는 핵심 의원과 인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를 찍으세요”라고 지시했지만 이번에는 핵심 인사로부터 지시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의원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돌아오는 ‘우회 오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친박계가 간접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새누리당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2일 저녁부터 친박계 스피커 역할을 하는 재선급 의원들이 주축이 돼 20대 국회 당선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몇몇 재선 의원들이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을 우회 오더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화를 받은 다른 중진 의원은 “최경환 의원으로부터, 즉 청와대로부터 오더가 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는 수차례 “당내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친박계 리더 격인 최 의원 역시 불개입을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나 최 의원,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가 직접 전화 오더를 내리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재선급 의원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오더를 내려 부담을 덜려고 한다는 게 당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중진 의원은 “재선급 의원들의 전화이기 때문에 장악력이나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차원에서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좌장 격인 중진 의원에게 해당 지역 의원들의 공동 입장 정리를 요구하며 간접적으로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당내 움직임에 다른 후보들은 경계를 나타냈다. 한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내가 당선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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