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정책당국 모두
책임지고 나서려 하지않아
신속한 구조조정에 장애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며, 시장에서 ‘미꾸라지’ 역할을 할 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책당국은 도대체 뭘 한 겁니까.”
4일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조선·해운이 경기민감업종이지만, 산은이 저가수주만 막았더라도 업계가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실상 ‘국민 혈세’ 투입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국책은행과 정책당국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공직 사회 전반에 논쟁적인 사안이나 책임질 만한 결정을 회피하는 보신주의 경향을 일컫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이 확산되면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전제 조건으로 인력·조직 개편과 자회사 정리 등 자구노력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단계지만 조만간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자구안을 내놓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은 그동안 부실기업의 채무를 떠안으면서도 △관리 부실 △낙하산 인사 △늑장대응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산은의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시중은행 평균치(1.14%)의 5배로 5.68%에 이른다. 또 2011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산은에서 퇴직한 후 재취업에 성공한 43명 전원이 산은의 자회사(출자 포함)나 투자·대출 등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기업의 워크아웃 개시 시점은 ‘한계기업(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된 기업) 식별 시점’보다 평균 1.2년 빨랐지만, 국책은행은 평균 1.3년 늦었다. 시중은행보다 부실기업을 감지하는 능력이 2.5년이나 떨어지는 셈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국책은행의 의사 결정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책임지고 나서려 하지않아
신속한 구조조정에 장애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며, 시장에서 ‘미꾸라지’ 역할을 할 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책당국은 도대체 뭘 한 겁니까.”
4일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조선·해운이 경기민감업종이지만, 산은이 저가수주만 막았더라도 업계가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실상 ‘국민 혈세’ 투입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국책은행과 정책당국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공직 사회 전반에 논쟁적인 사안이나 책임질 만한 결정을 회피하는 보신주의 경향을 일컫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이 확산되면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전제 조건으로 인력·조직 개편과 자회사 정리 등 자구노력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단계지만 조만간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자구안을 내놓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은 그동안 부실기업의 채무를 떠안으면서도 △관리 부실 △낙하산 인사 △늑장대응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산은의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시중은행 평균치(1.14%)의 5배로 5.68%에 이른다. 또 2011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산은에서 퇴직한 후 재취업에 성공한 43명 전원이 산은의 자회사(출자 포함)나 투자·대출 등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기업의 워크아웃 개시 시점은 ‘한계기업(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된 기업) 식별 시점’보다 평균 1.2년 빨랐지만, 국책은행은 평균 1.3년 늦었다. 시중은행보다 부실기업을 감지하는 능력이 2.5년이나 떨어지는 셈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국책은행의 의사 결정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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