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입양의 날’ 不法 실태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은밀하게 아이를 ‘거래’하는 불법 입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미혼모, 불임 부부 등의 딱한 사정을 악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불법 개인 입양 브로커들이 “300만 원이면 원하는 아이로 맞춰서 보내드린다”며 활개를 치고 있다. 병원에서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지 않아도 보증인 2명을 내세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인우(隣友)보증제’도 불법 입양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제11회 입양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신생아 입양을 원한다’거나 반대로 ‘아이를 입양 보내고 싶다’는 글이 넘쳐났다. A 씨는 인터넷에 “미혼모로 아이를 낳아 입양을 보내려고 하는데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다른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B 씨는 “10년차 불임 부부라 아이를 입양하려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개인적인 입양을 원한다”고 썼다.

이들처럼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미혼모와 입양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부부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불법 입양 브로커들이 판치고 있다. ‘입양을 도와드린다’는 글을 올린 한 브로커에게 온라인 메신저로 입양을 문의하면 불과 몇 분 만에 “300만 원만 내면 원하는 유형의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답신이 온다. 인터넷으로 개인 입양을 알아보고 있는 C 씨는 “아이를 보내주는 대가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사례금을 요구하더라”고 말했다.

민법과 입양특례법 등에 따라 가정법원의 허가를 거치지 않은 개인 간 ‘비밀 입양’은 엄연히 불법이다. 아동복지법상 영아 매매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중범죄다. 그럼에도 은밀하게 개인 입양이 이뤄지는 것은 제도적 허점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목경화 한국미혼모가족협회장은 “2012년 8월 아기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도록 입양특례법이 개정된 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 입장에서는 출산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개인 입양을 보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 아이를 낳은 경우 산모나 남편이 보증인 2명과 함께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신생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인우보증제도 불법 입양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인우보증의 허점을 이용해 아이를 불법 입양한 뒤 보증인을 내세워 자신이 낳은 아이로 속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의 ‘출생신고제’를 ‘자동 출생등록제’로 바꾸면 불법 입양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부는 주요 포털 사이트를 모니터링,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21건의 인터넷상 불법 입양 관련 게시물을 적발해 사이트 관리자에게 삭제를 요청했다.

김리안·김수민·장병철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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