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兒 유산상속 때문 부담”
“나는 엄마, 아빠 왜 안 와? 기차 타고 빨리 왔으면 좋겠어.”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가정입양원 4층. 놀이수업을 받고 있던 정민준(가명·3세) 군과 김서연(가명·2세) 군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친형제처럼 늘 함께 지냈던 박재민(가명·4세) 군이 지난 1월 새로운 가정에 입양된 후 정 군은 입양원 교사들에게 투정을 부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2013년 5월 당시 생후 20일이었던 정 군이 성가정입양원에 온 지 벌써 3년. 정 군은 최근 들어 자원봉사자나 교사들에게 “나도 엄마, 아빠 있어?”라고 자주 묻는다. 교사들은 “지금 오고 계실 거야. 멀리서 오시느라 늦게 오시나 봐”라고 대답하곤 하지만, ‘빨리 양부모를 찾아줘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커진다.
지난 1989년 고 김수환 추기경이 세운 성가정입양원은 현재까지 2900여 명을 국내 가정에 입양 보냈다. 한 달에 평균 6∼7명이 입양된다. 특히 신생아들은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바로 입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정 군과 김 군은 신생아 때 입양원에 들어왔는데도 아직 새 부모를 찾지 못했다. 입양의 경우엔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남혜경 성가정입양원 원장은 “입양을 원하는 100가정 중 99가정이 여자아이를 선호한다”며 “남자아이는 추후 재산을 물려줘야 할 것이라는 생각, 아들은 성인이 돼 뿌리를 찾아 떠날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산 상속은 성별과 무관하게 똑같은 비율로 이뤄지지만 ‘아들에게 유산을 더 줘야 한다’는 오해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남 원장은 “입양을 원하는 부모 중 ‘딸은 예쁘게 키워서 시집보내면 되지만 아들은 재산을 물려줘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여아 입양 선호 풍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3년 국내 입양 아동 686명 중 남아는 203명(29.6%), 여아는 483명(70.4%)이었다. 지난해에는 683명의 국내 입양아 중 남아 222명(32.5%), 여아는 461명(67.5%)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효목·김기윤 기자 soarup624@munhwa.com
“나는 엄마, 아빠 왜 안 와? 기차 타고 빨리 왔으면 좋겠어.”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가정입양원 4층. 놀이수업을 받고 있던 정민준(가명·3세) 군과 김서연(가명·2세) 군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친형제처럼 늘 함께 지냈던 박재민(가명·4세) 군이 지난 1월 새로운 가정에 입양된 후 정 군은 입양원 교사들에게 투정을 부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2013년 5월 당시 생후 20일이었던 정 군이 성가정입양원에 온 지 벌써 3년. 정 군은 최근 들어 자원봉사자나 교사들에게 “나도 엄마, 아빠 있어?”라고 자주 묻는다. 교사들은 “지금 오고 계실 거야. 멀리서 오시느라 늦게 오시나 봐”라고 대답하곤 하지만, ‘빨리 양부모를 찾아줘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커진다.
지난 1989년 고 김수환 추기경이 세운 성가정입양원은 현재까지 2900여 명을 국내 가정에 입양 보냈다. 한 달에 평균 6∼7명이 입양된다. 특히 신생아들은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바로 입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정 군과 김 군은 신생아 때 입양원에 들어왔는데도 아직 새 부모를 찾지 못했다. 입양의 경우엔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남혜경 성가정입양원 원장은 “입양을 원하는 100가정 중 99가정이 여자아이를 선호한다”며 “남자아이는 추후 재산을 물려줘야 할 것이라는 생각, 아들은 성인이 돼 뿌리를 찾아 떠날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산 상속은 성별과 무관하게 똑같은 비율로 이뤄지지만 ‘아들에게 유산을 더 줘야 한다’는 오해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남 원장은 “입양을 원하는 부모 중 ‘딸은 예쁘게 키워서 시집보내면 되지만 아들은 재산을 물려줘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여아 입양 선호 풍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3년 국내 입양 아동 686명 중 남아는 203명(29.6%), 여아는 483명(70.4%)이었다. 지난해에는 683명의 국내 입양아 중 남아 222명(32.5%), 여아는 461명(67.5%)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효목·김기윤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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