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일제 야만성 분노
이승만·서재필과 함께 운동”
1919년 미국 상원에서 한국의 독립을 적극적으로 주창했던 고 조지 윌리엄 노리스 전 상원의원이 사후 72년 만에 한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받았다.
안호영(사진 오른쪽) 주미대사는 9일 오전 워싱턴의 대사관저에서 한국 정부를 대신해 노리스 전 의원의 외증손자인 데이비드 노리스 래스(49·왼쪽) 성 베드로 앤드 바울 학교 교장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훈장을 대신 받은 래스 교장은 “할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참전에 반대했던 6명의 상원의원 중 한 명일 정도로 고립주의자였지만 1937년 말 일제의 중국 열차 폭탄테러로 아기가 울고 있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고 입장을 바꿨다”면서 “할아버지는 일제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야만적이며 비겁하다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미국인은 2010년 선교사 출신의 윌리엄 린턴이 처음으로, 노리스 전 의원에 대한 건국훈장 수여는 정부가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해외에서 활동한 외국 유공자 발굴 작업을 진행하면서 성사됐다.
1861년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난 노리스 전 의원은 3·1 운동 직후인 1919년 7월 1일 상원에서 일제의 한국 침략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일제의 식민통치 실상을 기록한 증거물을 의회에 제출하는 등 한국의 독립을 적극 지지한 인사다.
또 노리스 전 의원은 당시 상원에 제출된 국제연맹 규약의 비준을 거부하면서 “국제연맹을 수용하면 일본의 한국·중국 침략을 묵인하는 것이며, 일본의 한국 지배를 자동 승인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한국의 독립운동은 전 세계에서 일어난 국제적 운동으로 국제연맹이 설립되면 미국에서 자유를 부르짖는 한인들을 처벌해야 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노리스 전 의원은 1919년 워싱턴에서 한국친우회(League of the Friends of Korea) 결성을 주도했고, 1921년 11월 개최된 워싱턴 회의에서 이승만·서재필 박사가 이끈 한국 대표단의 독립청원서를 연방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인디애나주 발파라이소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노리스 전 의원은 1903∼1913년 5선 하원의원을 거쳐 1913∼1943년까지 5차례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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