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볼록거울로 시야 확보 볼보, 2004년 센서 첫 장착 후측방 車감지 경보등 넘어 차선 이탈방지 시스템 발전
전후좌우 교통상황 보여주고 코너링 땐 라이트 빔도 회전 밤엔 전방 물체 인식 기능도
제아무리 베테랑 운전자라 하더라도 사각지대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있다. 눈이 제공하는 시야의 한계는 경험치로 보완할 뿐이다. 인간 능력의 미흡함을 완벽히 뛰어넘을 수는 없지만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기술력이 사각지대 무력화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완성차 업계에서 ‘사각지대와 전쟁’이 화두로 떠오른 것은 초음파 등 비행기에 주로 이용되던 센서 기술이 차량의 주차 지원 기술에 속속 도입될 무렵인 2000년대부터다. 이전까진 가장 간단한 영역은 역시 사이드미러를 활용한 사각지대 제거법이었다. 사이드미러에 볼록거울을 장착해 시야 폭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노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볼보가 2004년 센서를 이곳에 장착한 것이 기술다움의 시초였던 것.
BMW의 나이트 비전
후측방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한 뒤 사이드미러에 경보등을 켜줘 측면사각감지시스템(BSD또는 BLIS·Blind Spot Detection) 또는 사이드 어시스트(Side Assist)로 불리는 이 기술은 원래 초음파센서를 기반으로 시작했다가 가격이 저렴한 대신 감지 거리가 짧고 날씨에 따른 외부 간섭이 있을 수 있어 최근에는 레이더 BSD가 대세로 자리 잡는 추세다. 이제는 관련 기술을 어떻게 응용하느냐가 경쟁력이 됐다. 사이드미러에 경고 표시를 나타내는 수준을 넘어 운전자가 이를 무시할 때 반대편 휠 브레이크에 가해진 압력으로 원래 차선을 유지하게 해주는 벤츠의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Active Blind Spot Assist)가 대표적이다.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적용되는 등 대중화가 한창이다.
센서 시대 이후 카메라를 이용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폭스바겐 투아렉의 에어리어 뷰(Area View)는 전후방, 양옆에 달린 4대의 카메라를 통해 전체 이미지를 중앙 콘솔에 위치한 중앙 터치 스크린으로 보낸다. BMW는 6세대 뉴 7시리즈에서 8가지 시각에 더해 제스처 컨트롤로 차량을 360도 회전할 수 있는 서라운드 뷰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공중에서 차량을 보여주는 방식에 그쳤다면 서라운드 뷰 기술은 3D 뷰 모드와 파노라마 뷰를 통해 차량의 전방과 후방의 측면 교통 상황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야간에 더욱 위험해지는 사각지대를 위해 때에 따라 이곳을 부각하는 헤드라이트도 BMW, 아우디 등 고급 차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곡선 주로에 들어서면 헤드라이트 빔이 회전하면서 시야를 측면으로 확장해주는 방식이다. 헤드라이트 관련 기술에선 운전자의 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야 확보까지 고려하는 ‘배려심’이 최근 경향이다. 아우디는 2014년 7월 국내 출시된 뉴 아우디 A8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선보이면서 맞은 편과 전방 차량을 동시에 8대까지 감지한 뒤 헤드라이트 불빛을 적게 비치도록 했다. BMW도 나이트 비전으로 불리는 기술로 전방 300m 범위 안에 있는 물체를 열로 감지해 보행자와 동물을 인식하여 경고를 보낸다. 전방에 내장된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로 열을 방출하는 사물을 인식하고 그 패턴을 분석해 일정하게 깜빡이는 빛을 쏘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각지대 완전 해소를 위한 기술 발전이 투시로도 영역을 넓혔다. 2014년 랜드로버는 노면 아래를 보닛에 투영하는 기술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차량 하부에 장착된 카메라로 노면을 찍고 그 화면을 보닛에 띄우면 운전자는 창을 통해 전방을 주시하면서 바닥까지 살피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고르지 않은 노면을 주로 달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의 오프로드 버전에 이 기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각지대 해소 기술은 이제 자동차 부품 전문 업체가 중심이 돼 완벽을 기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레이더 BSD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LG화학과 공동연구에 나선 현대모비스가 선두주자다. 레이더 센서가 전자파를 발사해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서 난반사가 일어난다는 단점을 보완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레이더 투과 제어 소재를 나노카본 소재로 바꿔 간섭을 일으키는 신호를 전부 흡수했다”며 “지난해 신형 K5를 비롯해 적용 차량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