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나오는 유명한 맛집을 보면 육수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이나 탕 같은 국물요리를 할 때 맹물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가정에서도 육수를 이용하면 맛이 훨씬 좋아진다. 육수는 쇠고기, 돼지고기 외에도 닭고기, 생선으로도 만들 수 있다. 쇠고기를 이용해 맑은 육수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맑은 쇠고기 육수는 냉면, 잔치국수 등 면요리와 떡국이나 무국, 미역국 같은 국이나 찌개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쇠고기 육수 만들기 첫 단계는 맛이 좋은 부위를 선택하는 것이다. 양지머리, 사태, 우둔, 목심 등이 좋다. 이들 부위는 질겨서 구이로 먹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물을 넣고 오랫동안 익히면 맛있는 국물을 만들 수 있다. 맑은 국물을 내려면 조리하기 전에 고기의 핏물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고기에서 용출돼 나온 핏물이 국물을 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핏물을 뺀 고기는 찬물에 넣고 끓여야 맛 성분이 많이 우러나온다. 참고로 고기를 먹는 것이 목적인 편육을 삶을 때는 고기의 맛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끓는 물에 고기를 넣고 익힌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뭉근한 불(80도 내외)에서 오랫동안 가열한다. 열을 가하면 쇠고기의 근섬유가 수축돼 질겨진다. 쇠고기를 오래 익혀 질겨진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태나 목심같이 원래 질긴 부위에는 근섬유 외에도 콜라겐이 많은데, 물과 함께 가열해 65도 이상이 되면 단단한 콜라겐 내부의 수소 결합이 파괴되면서 수용성 젤라틴으로 변해 빠져나오므로 고기가 부드럽고 연해진다. 뭉근한 불에 오랫동안 익히면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충분히 바뀌는 동시에 근섬유가 수축되는 것을 최소화해 고기가 부드러워지고 맛 성분도 국물에 많이 용출된다. 육수를 끓일 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염용성 단백질이 더 잘 용출돼 육수의 맛이 좋아진다.

처음에 핏물을 제거했더라도 가열 과정 중 덜 제거된 핏물과 기타 부유물들이 나와 국물은 흐린 상태다. 이때 끓는 육수에 달걀흰자를 약간 넣는다. 달걀흰자는 다른 식품 성분과 결합하는 성질이 강해 육수 내의 부유물들이 달걀흰자에 흡착돼 위로 떠오른다. 이것을 국자로 건져 내면 냄비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국물이 완성된다. 또는 다시마를 약간 넣어도 부유물들이 위로 떠올라 제거하기 쉽다. 다시마에 있는 알긴산 성분이 부유물을 흡착해 응고되기 때문이다.

이경은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