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진석(가운데)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진석(가운데)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與 지도부·중진 연석회의

별도 혁신위 두고 ‘투트랙’
혁신위원장은 외부서 영입
친박계 ‘입김’ 작용한 듯


새누리당이 11일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와 별도의 혁신위원회를 두는 ‘투 트랙’의 당 운영 방안을 확정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고 이 비대위가 오는 7~8월에 있을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대신, 당 혁신 과제는 별도로 꾸려질 혁신위가 이끌어간다는 구상이다.

혁신위원장으로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 대표급의 권한을 갖는 혁신형 비대위 구성이 무산된 데 대해 당 안팎에선 “새누리당이 정신 못 차렸다”, “혁신은 물론 정권도 포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날 결론은 친박(친박근혜)계의 주장대로 된 것이다. 비박(비박근혜)계가 요구한 대로 혁신형 비대위가 구성돼 당 혁신에 눈길이 쏠리다 보면 친박계의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져 전당대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친박계는 우려해왔다. 결국 친박계가 총선 참패 책임론을 옅게 해 당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와 비대위가 사실상의 당 대표 및 당 지도부 역할을 맡고 당 혁신 작업은 특별한 권한 없는 혁신위로 밀려난 꼴이 됐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정치 개혁, 정책 개혁 등에 미진한 부분이 있을 땐 혁신위의 활동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전당대회 이후까지 활동을 연장할 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안을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가 반드시 따르게 할 뚜렷한 방안도 없다.

민 원내대변인은 “새로 선출되는 대표에게 혁신위가 결정한 문제를 받아들이도록 하자고 하는 구체적 방법을 논의는 했지만 결정된 건 없다”고 했다.

권철현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이날 통화에서 “현역 의원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은 현역 의원의 특권을 하나도 내려놓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당 대표 밑에 있는 혁신위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 상임고문은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를 데려와 모든 것을 다 주지 않았느냐”며 “지금이라도 외부의 훌륭한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와서 대선까지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에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맡아 여러 혁신안을 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결국 용두사미로 활동을 종료했다는 평가를 받은 일이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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