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의지 있나’ 비판속
검·경 갈등 비화 가능성


검찰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에 공식 착수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브로커 이모(56) 씨의 신병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전국 수사망을 가진 경찰에 이 씨 검거 협조 요청조차 하지 않고 있어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경찰을 ‘잠재적 수사대상’으로 보고 기본적인 수사 공조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검사·판사가 연루된 ‘법조비리’가 경찰로 불똥이 옮겨붙어 검·경 간 해묵은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검·경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28일 ‘전관로비 의혹’ 사건을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 배당한 이후 2주가 되도록 이 씨에 대해 발부된 체포영장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중심에 있는 최유정(여·46) 변호사,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체포가 늦어지면서 이 씨가 증거인멸을 하고, 해외 밀항 등을 하는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씨는 서울중앙지법 임모 부장판사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정 대표 사건을 언급하는 등 법원에 로비하고, 정 대표 측 자금을 서울메트로 지하철 역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확장 등을 위한 로비에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의 칼끝이 경찰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정 대표 측의 로비를 통해 경찰이 2013∼2014년 정 대표의 도박 혐의를 무혐의로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는 의혹과 무관치 않다. 경찰 일각에서는 검찰이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 등에 대한 의혹 규명 없이 경찰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선다면 검·경 간 해묵은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 수사 협조 요청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검찰 사건이고, 검찰에 검거 책임이 있다”고만 밝혔다. 검·경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작전 당시 수사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이미 사망한 유 씨를 쫓아다닌 아픈 기억이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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