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20% 급증…올해도 4503건
카드할부하면 문 닫아도 항변 가능
해지위약금 뺀 잔액도 받을수 있어
#사례1 ‘현금결제 할인’ 유혹… 한달뒤 문닫고 사라져
대학생 김선하(여·23) 씨는 지난 2월 체중관리를 위해 동네 피트니스센터 6개월 이용권을 35만4000원에 결제했다. 이 업체는 김 씨에게 현금으로 결제하면 10% 더 할인해 주겠다며, 카드 대신 현금으로 결제할 것을 권유했다. 이에 김 씨는 현금으로 이용권을 결제했다. 하지만 피트니스센터는 한 달 뒤 문을 닫았고, 업체와 연락도 닿지 않아 돈을 날리게 됐다.
#사례2 일주일후 해지 요구… “계약서에 불가 조항”
직장인 박진우(32) 씨는 최근 회사 근처에 위치한 헬스장 3개월 이용권을 18만 원에 결제했다. 하지만 잦은 야근으로 막상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할 시간이 없어 일주일 만에 업체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계약서에 ‘환불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근거로 업체는 박 씨의 요구를 거부했다.
최근 헬스장과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수영이나 골프, 테니스 등 각종 회원권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피해 사례 대부분 법을 어긴 계약서를 근거로 환불을 거부하고 있어 계약서상 환불 조항을 따지는 등 이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한국소비자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접수된 헬스장과 피트니스센터 관련 민원은 1만8381건에 이른다. 2년 전인 2013년과 비교했을 때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1월부터 4월까지 4503건이 접수됐다. 헬스장과 피트니스센터 외에도 골프장과 종합체육시설, 수영장, 테니스장 등에서 회원권 관련 소비자 피해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해마다 접수되는 민원 중 헬스장·피트니스센터 관련 소비자 불만은 상위에 꼽힌다”며 “대부분 계약서를 근거로 회원권 환불을 거절하거나 업체가 문을 닫아 피해를 보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을 보면 이용자의 변심 등으로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를 뺀 나머지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또 방문판매법에 따라 중도해약하는 경우라도 이용료와 위약금을 뺀 잔여 이용료를 환불해야 한다. ‘환불받을 수 없다’고 못 박은 계약서 조항과 무관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체와 법적 분쟁까지 가지 않기 위해선 계약서상 중도해약할 경우 발생하는 해약환급금 규정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헬스장·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골프장과 수영장, 종합체육시설 등의 회원권을 계약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부 피트니스센터는 할인 등을 내세워 1년 이상 장기 계약을 유도한 뒤 거액을 챙기고 문을 닫기도 한다. 또 경영난 등을 이유로 헬스장이 경매로 넘어가 이용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무조건 신생 업체보다는 오랜 기간 영업한 곳을 선택하는 것도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현금 대신 카드 할부 결제로 피해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때 활용되는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보면 결제금액이 20만 원을 넘고, 3개월 이상 할부 결제에 대해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카드 이용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경우 카드사에 할부 항변권을 요구하면 된다.
예컨대 회원권을 카드 할부로 결제한 피트니스센터가 하룻밤 사이 갑작스레 문을 닫았다면, 이용자는 카드사에 항변권을 요구해 남은 할부 대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가맹점(피트니스센터) 문제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업체에서 할인 등을 내세워 현금 결제를 유도하더라도 이를 거부해야 한다. 현금 결제 유도 대다수는 탈세 목적이다. 또 엄연히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해선 안 된다. 현금과 카드 결제 간 차별을 두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상당수 피트니스센터는 현금 결제 시 10∼20% 할인이나 라커룸 무료 이용 등을 내세우는 식으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피트니스센터나 골프장 등 비교적 고액인 회원권을 결제할 때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 할부를 활용하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카드 가맹점이면서 현금 결제만 유도한다면, 이는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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