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포인트 본회의 요구
“사회주의 혁명 내용 인용… 정부행사서 제창 말 안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대표적인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제창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4·13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정치지형이 형성되면서 ‘호남 민심(民心)’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훈단체들은 이 노래 가사에 이념적 편향성이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거야(巨野)의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지정곡으로 지정하고 제창을 촉구하는 데 더민주와 국민의당 두 야당이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20일 양당 소속 호남지역 의원들은 기념곡 지정을 재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과 이개호 더민주 의원은 각각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와 정의화 국회의장 협조를 청하며 기념곡 지정 공론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보훈단체 측은 해당 노래를 행사 식순에 참석자 전원이 의무적으로 불러야 하는 제창이 아닌 합창단이 부르고 원하는 사람만 따라부를 수 있도록 합창 형태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보훈처는 사회적 여론이 팽팽히 맞섬에 따라 기념식 이틀 전인 16일 전까지 최종 확정 여부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보훈단체들은 이 노래 가사의 이념적 편향성을 감안할 때 이 노래를 정부기념일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제창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보훈단체 관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모체는 백기완 씨의 시 ‘묏비나리’인데 이 시는 노동자가 미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고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자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10개 보훈단체들로 구성된 중앙보훈단체안보협의회는 “5·18 기념곡 지정을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훈단체 관계자는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고 야권에서 이념 갈등을 조장하는 일을 밀어붙인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분열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민생 경제를 우선 챙겨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국가 정책에 있어 의제 우선순위가 많은데 이런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을 보니 답답하다”면서 “정치권이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대립만 반복하면 국민적 혐오감만 심어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산적한 현안을 제쳐 두고 국운을 좌우할 정도로 급하지 않은 문제를 놓고 소모전을 벌이는 정치권은 최악의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준영·김기윤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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