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난맥상

GDP대비 투자비중 높지만
액수는 美 10분의1에 불과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한 이유는 그동안 정부 R&D 투자의 난맥상이 여러 차례 지적돼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높지만, 절대액이 많지 않고 성과물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등 ‘연구의 질’이 낮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최근까지도 R&D 예산을 유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12일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4년 R&D 투자에 605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 대비 4.29%에 해당하는 액수로 R&D 강국인 이스라엘(4.11%)과 일본(3.58%)을 넘어서는 규모다.

그러나 전체 R&D 투자액은 미국(4569억 달러)의 10분의 1, 중국(2118억 달러)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R&D 투자가 정부나 대학보다는 기업, 그중에서도 특정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R&D 투자에 비해 연구 성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014년 한국에서 발간된 과학인용색인(SCI) 논문은 5만4691건으로 12위에 그쳤으며, 인용 건수 기준으로 상위 1% 안에 드는 우수 논문 점유율은 100편 중 약 3편으로 13위에 그쳤다. 특히 상위 1% 우수 논문의 경우 2012년 471건에서 2013년 460건, 2014년 458건으로 점차 건수가 하락하고 있다.

기술수출액에서 기술도입액을 뺀 기술무역수지는 만성적자 상태다. 점차 나아지고는 있지만 2014년에도 58억 달러 수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놓기만 했을 뿐 실제 쓰임새가 부족한 ‘장롱 특허’를 양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R&D 명목으로 지출된 돈이 줄줄 새는 등 관리 감독 부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연구자가 연구비를 ‘쌈짓돈’으로 사용한 연구비 부정 집행은 국내 R&D 현장에서 만연한 비리의 원형으로 꼽힌다. 2008∼2012년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정부 R&D 예산과 관련해 총 548건의 비리가 적발됐는데 이중 연구비 비리가 387건으로 단일 유형 중 가장 많았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한국의 기술무역 규모가 급증하는 가운데 대규모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기술무역수지비도 주요국에 비해 크게 낮다”면서 “국내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이전율은 미국, 유럽과 유사한 수준이나 연구 생산성(R&D 투자 대비 기술료 수입)은 미국에 비해 크게 낮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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