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법과 약속 준수하는 국회

국정감사·예산안 의결도 차질
늑장개원이 ‘졸속국회’로 연결

전문가, 20代도 지각개원 예상
“시간만 잘지켜도 절반은 성공”


국회는 원활한 기관 운영을 위해 각종 법 조항을 통해 법정 개원일과 원 구성을 비롯한 시한을 정해놓고 있지만 이를 어기기 일쑤다. 역대 국회는 이로 인한 국정 파행으로 ‘최악의 국회’ ‘일 안 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수시로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12일 이에 대해 “20대 국회 원 구성부터 시작해 법에 규정된 각종 날짜를 지키면 중간은 간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는 소수당이 법안 통과를 연계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초반 기선 제압용으로 원 구성 협상에 나섰고, 이 때문에 법정 시한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돼 왔다”며 “이번 국회도 법정 시한까지 원 구성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원 구성이 늦어지면 결산·예산 심의 등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4·13 총선의 민심이 ‘협치’인 만큼 20대 국회는 그 시작인 원 구성 시한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가 일을 하려면 상임위원회 등 조직이 있어야 하고, 이 조직 구성이 지연된다는 것은 국회의 모든 일정이 밀린다는 것”이라며 “19대 국회가 생산성 없는 국회로 낙인 찍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졌는데,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역대 국회의 늑장 개원은 연쇄적인 ‘지연 국회’ 혹은 ‘졸속 국회’를 만들었다. 국회법에는 결산안 심사 기한이 정기 국회 시작(매년 9월 1일) 이전까지로 규정돼 있다. 원 구성이 늦어지면 그만큼 결산 심사를 하는 기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회는 수시로 그 기한을 넘기기도 했다. 19대 국회의 경우, 2012년 개원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단 한 차례도 지키지 못했다.

9월 정기 국회를 시작한 후에는 국정감사(10월)와 예산안 심의·의결 과정이 이어진다. 결산 심의가 지연되면 국정감사는 물론이고, 예산안 의결에 차질을 빚는다. 예산안은 국회법에 따라 회계연도 개시일(매년 1월 1일) 30일 전인 전해 12월 2일까지 의결돼야 한다.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는 날짜는 10월 2일이지만, 국정감사 기간을 빼면 논의 기간은 1개월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소수당은 그동안 관행처럼 법안 통과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했고, 기한을 넘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 영향으로 2014년에만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시한을 지켜 예산안을 처리했다.

3당 체제에서 과거 관행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노태우정부 시절 국회가 4당 체제일 때 오히려 합의를 통해 국정이 원활히 풀리기도 했다”며 “20대 국회도 과반을 차지하는 당이 없기 때문에 다수가 밀어붙이는 일이 드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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