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컴퓨터 방에 놓여 있는 스냅사진을 보면 갓 대학에 입학해 부모님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던 날이 생각난다. 그때 당시 유행이었던지 어느 날 옷을 차려입고 집에 사진 기사가 와서 반나절 가까이 촬영하며 진을 뺐던 기억이 있다. 바로 거실에 걸어 둬야 하는 가족사진을 찍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사진 기사는 유독 내가 웃지 않으면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했고, 그 시절 사진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것이 어색했던 나를 웃게 하려고 온 가족이 애를 썼다. 그 덕분에 지금도 그 시절 가족사진은 네 식구 모두 한가득 웃고 있는 모습으로 남아있다.
객실 승무원으로 오랜 시간 근무하면서 학창시절의 나와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이 바로 ‘미소’이다. 학창시절에도 잘 웃는 성격이긴 했지만 갑자기 미소를 지으려면 너무도 어색해 졸업사진을 보아도 무표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친지들의 결혼식장에 가서 사진을 찍을 때도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참 잘 웃는다.
승무원에게 미소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미소를 짓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첫 미소는 브리핑을 시작하기 전부터 시작된다.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동안 많은 직장 동료들을 만나게 되고 잠깐씩 마주치더라도 웃어주며 인사할 때 조금 더 부드럽고 단정해 보인다. 브리핑룸에 들어가 처음 그 비행을 시작하기 위해 서로 인사를 주고받을 때도 웃으며 반갑게 소개한다. 비행기에 올라가 근무를 시작할 때도 서로 웃어주면서 일하는 것이 팀워크를 좋게 만들 뿐만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팀워크가 좋으면 함께 일하는 협업인 비행근무가 훨씬 수월해진다. 오랜 비행 경험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는 분위기에서는 승무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업무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비행근무를 하다 보면 오랜 시간 보아왔던 팀원이 아니라 그날 처음 보는 멤버도 있기 때문에 승무원들에게는 첫인상과 첫 대면에서의 미소가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이로 인해 그날의 비행근무가 아주 훌륭하게 마무리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년이 넘는 승무원 생활을 하며 변화가 생긴 것은 또 있다. 기내에서 많이 하는 일들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서 공공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옆으로 비켜서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마지막까지 문을 잡아주는 일, 동네에서 주민들을 마주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하는 일,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자리를 정리하는 일 그리고 호의를 받았을 때는 꼭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 등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세심한 부분들을 일상적인 행동으로 하게 됐다.
얼마 전 참석한 팀원의 결혼식에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승무원이 대부분이었던 신부 쪽 하객들은 잘 웃는다며 칭찬을 해 주었을 정도이니 승무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참 잘 웃는가 보다. 학창시절엔 웃는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반나절 이상 고생하던 나 또한 이제는 사진기 앞에만 서면 방긋방긋 잘 웃게 됐다. 아무리 보아도 웃는 사진이 웃지 않고 무표정한 나의 사진보다 훨씬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 승무원이 돼서 변화된 소소한 나의 다른 습관들도 웃는 사진 속의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더욱 예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대한항공 승무원
객실 승무원으로 오랜 시간 근무하면서 학창시절의 나와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이 바로 ‘미소’이다. 학창시절에도 잘 웃는 성격이긴 했지만 갑자기 미소를 지으려면 너무도 어색해 졸업사진을 보아도 무표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친지들의 결혼식장에 가서 사진을 찍을 때도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참 잘 웃는다.
승무원에게 미소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미소를 짓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첫 미소는 브리핑을 시작하기 전부터 시작된다.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동안 많은 직장 동료들을 만나게 되고 잠깐씩 마주치더라도 웃어주며 인사할 때 조금 더 부드럽고 단정해 보인다. 브리핑룸에 들어가 처음 그 비행을 시작하기 위해 서로 인사를 주고받을 때도 웃으며 반갑게 소개한다. 비행기에 올라가 근무를 시작할 때도 서로 웃어주면서 일하는 것이 팀워크를 좋게 만들 뿐만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팀워크가 좋으면 함께 일하는 협업인 비행근무가 훨씬 수월해진다. 오랜 비행 경험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는 분위기에서는 승무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업무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비행근무를 하다 보면 오랜 시간 보아왔던 팀원이 아니라 그날 처음 보는 멤버도 있기 때문에 승무원들에게는 첫인상과 첫 대면에서의 미소가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이로 인해 그날의 비행근무가 아주 훌륭하게 마무리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년이 넘는 승무원 생활을 하며 변화가 생긴 것은 또 있다. 기내에서 많이 하는 일들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서 공공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옆으로 비켜서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마지막까지 문을 잡아주는 일, 동네에서 주민들을 마주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하는 일,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자리를 정리하는 일 그리고 호의를 받았을 때는 꼭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 등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세심한 부분들을 일상적인 행동으로 하게 됐다.
얼마 전 참석한 팀원의 결혼식에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승무원이 대부분이었던 신부 쪽 하객들은 잘 웃는다며 칭찬을 해 주었을 정도이니 승무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참 잘 웃는가 보다. 학창시절엔 웃는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반나절 이상 고생하던 나 또한 이제는 사진기 앞에만 서면 방긋방긋 잘 웃게 됐다. 아무리 보아도 웃는 사진이 웃지 않고 무표정한 나의 사진보다 훨씬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 승무원이 돼서 변화된 소소한 나의 다른 습관들도 웃는 사진 속의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더욱 예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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