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3당 원내지도부 회동

어제 정무수석 국회 찾아
더민주는 ‘광주워크숍行’
사전조율 과정부터 삐걱

박지원 “현안 할 말 할 것”
‘여소야대 국정’ 시험대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의 회동을 앞둔 13일 오전 청와대와 두 야당은 ‘협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는 달리 회동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회동이 야당의 정치 공세의 장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을 경계했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이날 회동의 성패는 야당이 북핵 위기 상황에서 민생과 경제 회복에 어느 정도의 의지를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 대표도 아닌 원내대표와 회동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무슨 약속을 한다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회동 하루 전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하면서 의제 조율 등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지만, 정치 공세는 안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는 야당이 요구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이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 연장 등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두 야당이 요구하는 회동 발표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안들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내용, 야당이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면 대통령의 반응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시원하게 말씀해주시는 게 있으면 좋고, 고민하신다고 하면 고민하시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회동 전날, 우리는 워크숍 가는데 사전에 얘기도 없이 청와대 정무수석을 불쑥 보내는 게 무슨 소통이고 협치냐”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저는 최소한 대통령께 드릴 말씀을 사전에 아무에게 말씀드리지 않는다. 그것은 제가 지켜야 할 금도이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면서도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당을 대표해 대통령께 드릴 말씀은 다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12일) 현 수석이 방문해서 대통령께서는 주로 말씀을 경청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회동에서는 여소야대의 새로운 국회 환경 속에서 앞으로 청와대와 여야가 소통과 협치를 이뤄가겠다는 큰 틀의 합의가 나와야 한다”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여러 극복 방안 등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청와대는 여야와 소통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와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야당도 청와대가 껄끄러울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기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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