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12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회동이 이뤄질 워싱턴 공화당 전국위원회 본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12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회동이 이뤄질 워싱턴 공화당 전국위원회 본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트럼프-라이언 회동

“공화당의 가치 위해서 단합”
라이언 공개지지선언은 안해

상하원 다수당 뺏길까 우려
黨주류, 트럼프 손잡기 꺼려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며 당내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트럼프가 회동을 갖고 대선 승리를 위해 심기일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뚜렷한 정치적 견해차 탓에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공화당 1인자 라이언 의장과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DC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두 시간에 걸친 회동을 갖고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두 사람은 회동 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4년 더 연장시키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당선을 지켜볼 수 없다”며 “공화당 공통의 가치와 보수의 원칙을 중심으로 단합해 이번 가을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날 대화를 통해 서로 간 이견이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한편, 많은 분야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며 “대선 승리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추가 대화를 가지는 등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두 사람의 합의로 공화당의 심각한 분열을 가져온 공화당의 ‘트럼프 사태’는 일단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진정한 통합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라이언 의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만남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좁혀가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 단합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공화당 주류와 트럼프가 진정한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복지, 무역 정책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조율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인종차별 등을 조장하는 트럼프의 막말도 공화당 측에서는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CNN은 “이날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에 대한 공개지지선언(endorsement)을 하지 않은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공화당 주류가 트럼프와의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의원 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웃사이더’ 트럼프를 지원할 경우 연방 의원 선거에서 정통 공화당원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보수주의 가치에 반하는 차별 공약을 쏟아낸 트럼프에게 질린 공화당 지지층 다수가 이탈한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2년 임기의 하원 435석, 6년 임기의 상원 100석 중 34석을 두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현재 공화당 54석, 민주당 45석인 상원은 34곳 가운데 민주당이 지금보다 5석만 더 확보할 경우 다수당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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