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 집단 비난 성명 파장
“치마 긴데 잘라야 하지 않나”
“예뻐서 장관됐나” 등 성희롱
“모든 성차별 발언·행동 규탄
더 이상은 침묵하지 않겠다
인권의 나라서 성추문 척결”
인권의 나라 프랑스에서 정부 및 정치권 고위인사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잇따라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급기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부 장관 등 프랑스 전·현직 여성 장관들이 성폭력에 항의하는 비난 성명을 발표하면서 성추문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프랑스 전·현직 여성 장관 17명은 정치권에 만연한 성폭력에 대해 항의하고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는 성명서를 시사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 실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모든 성차별주의자와 성차별 발언, 부적절한 행동 등을 비난한다”면서 “과거 비슷한 사례들에 대해 취했던 침묵을 부끄럽게 여기며 이제는 침묵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권에 있으면서 “저 여자는 큰 가슴을 빼면 어떻게 생겼을까?” “입고 있는 치마가 너무 긴데 잘라야 하는 것 아니야?” “여자는 회사에 다니거나, 거리에 나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등 성차별과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펠르랭 전 장관도 지난 2014년 문화부 장관으로 지명됐을 당시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다. 장관 지명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남성 기자로부터 “당신이 장관에 지명된 것은 너무 예뻐서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성 전·현직 장관들은 성명서를 통해 “성폭력에 대한 처벌 법규를 강화하고, 성폭력과 성차별 등을 다룰 특별기관 설립을 촉구한다”면서 “정당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피해자들이 피해를 고발하고 정의를 얻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여성 전·현직 장관들의 성명서는 프랑스 정치권 고위인사들의 성추문 논란이 잇따라 발생한 데 항의해 나온 것이다. 드니 보팽 프랑스 하원 부의장은 자신이 속한 유럽생태녹색당 소속 4명의 여성 정치인에게 성희롱 등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 9일 사임한 뒤 조사를 받고 있다. 미셸 사팽 재무장관은 지난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취재하는 여기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내용이 최근 보도되자 사과하며 진화에 나선 상태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는 2011년 5월 미국 뉴욕의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으나 IMF 총재직에서 물러나고 사회당 대선 후보에서도 밀려났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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