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조적 공급 과잉 해결 방안을 찾는 ‘맞춤형 구조조정’을 하면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중국의 급성장이라는 외부 변수와 국내 시장 과잉 공급 문제를 감안해 미래지향적 사업 재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영석 한국해운물류학회 고문은 16일 “조선업은 호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상선 등 범용선박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공급 과잉을 줄여 부실 업체를 정리하고, 기술 투자에 집중해 노동집약적 산업을 기술 집약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하 고문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업체들이 보유한 해양플랜트 기술의 15∼18% 정도밖에 갖고 있지 않을 정도로 플랜트 기술이 취약하다”며 “연구·개발(R&D)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기업별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조선은 크게 상선, 운반선과 시추선, 방위산업, 해양플랜트로 나뉘는데 상선은 중국이 따라오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세 부분을 나눠 특화할지, 기술 개발이 필요한 곳은 어딘지, 과다 경쟁은 없는지에 대해 정부의 판단과 지원, 중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대 조선사 중 부실이 가장 심각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회생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 고문은 “분할 매각 방법을 찾아 적정한 가격을 받고 팔아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정책금융기관 자금으로 유지되는 대우조선해양을 오랫동안 남겨둘 경우 나머지 2개 회사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의 경우 과감한 ‘정리’에 대한 필요성과 우려가 엇갈렸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같은 원양 정기선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희소가치가 있는 세계 물류의 동맥과 같다”며 “한 번 없어지면 향후 50∼100년간 이 같은 해운회사를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무조건 식의 구조조정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종길 성결대 유통물류학부 교수는 “해운업은 조선산업 성장의 마중물로, 조선산업을 살리려면 해운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조선·해운 통합적 시각에서 구조조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