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된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최대 주주인 불스원 사무실도 전격 압수수색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옥시에서 회사를 옮기며 신 전 대표와 김모 전 연구소장 등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일부 서류를 챙겨간 정황이 포착돼서다. 검찰은 이번 주부터는 또 다른 살균제 판매업체인 롯데마트·홈플러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지난 13일 신 전 대표가 최대 주주인 불스원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이는 신 전 대표 등이 회사를 옮기면서도 챙겨갔던 옥시 시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신 전 대표는 2005년까지 옥시 대표를 지낸 뒤 OCI로 복귀해 부회장으로 일하다가 2010년 불스원 지분 44.35%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검찰은 14일 안전성 검사 없이 유해 제품을 제조·판매해 사람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로 신 전 대표와 김 전 연구소장, 최모 선임연구원 등을 구속했다. 인터넷 등을 참조해 졸속으로 살균제 ‘세퓨’를 만들어 판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도 함께 구속했다.

검찰은 16일 문제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만들어 납품한 김모 용마산업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옥시, 세퓨에 이어 제품 유해성이 확인된 4개 업체 전체로 수사가 확대됐다. 검찰은 일단 김 대표를 상대로 PHMG 인산염 성분을 넣어 살균제를 만들게 된 경위와 해당 화학성분의 인체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 대표에 이어 실제 제품을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의 소환 조사도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옥시의 법률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구속된 조모(57) 서울대 교수 연구팀에 추가 독성 실험을 제안한 정황이 포착됐다. 2011년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조 교수팀이 실험을 진행한 2년 뒤 김앤장 소속 김모 변리사는 “실제 소비자들이 노출된 환경과 좀 더 유사한 환경에서 정확한 농도 측정 방법을 사용해 독성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며 추가 실험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수차례 보냈다. 김앤장 측은 그간 “실험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독성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는 내용은 옥시 측에 유리한 결론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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