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펠드스타인 하버드大 석좌교수

“클린턴, 인기 없다는 게 우려… 샌더스지지 트럼프로 갈수도”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경제에 의해 주도되는 선거가 아닌 것 같다. 미국 경제 지표가 좋아졌지만 국민의 상당수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마틴 펠드스타인(사진) 하버드대 석좌교수 겸 전미경제연구소(NBER) 명예소장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초청 조찬 강연을 통해 미국 경제가 호황일 경우 민주당이, 불황일 경우 공화당이 선전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개선 중인 경제를 체감하는 국민이 적어 경제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행정부 때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 경제는 지금 굉장히 좋으며 분명히 성장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완전 고용에 도달했으며, 올 1분기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4분기보다 2.9% 증가했고, 주택가격도 5.5%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중산층의 소득이 늘고 있지만, 체감을 못 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소득이 줄고 있다고 잘못 보도하면서 분노를 일으키는 등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 여파로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 “트럼프의 인기가 많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층이 클린턴 전 장관이 아니라 트럼프를 지지할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좌파와 우파 색깔 없이 굉장히 영리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하는데 누가 반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대외경제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보다 더 중요한 문제에 빠질 것 같다”면서도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서도 어떤 정책을 취할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의회 등 견제기능이 있어 최악의 상황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군사력 사용이나 대통령의 재량 예산 지출권 등 국회 통과가 필요 없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트럼프나 클린턴 전 장관이 말도 안 되는 입법을 해도 하원을 거쳐야 하므로 최악은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저금리 상황,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가 리스크(위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시 위기가 왔을 때 금리를 낮출 여지를 만들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적자를 낮추는 것은 차기 행정부의 숙제”라고 말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중국은 지방정부 부채가 문제지만 중앙정부가 재정 여유가 있어 부채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저성장·저물가·고실업 상황에 빠졌고, 일본은 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지만 위기에서 벗어날 경제 정책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잘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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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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