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前 국방장관 “안보 우려”
英총리 · 런던시장은 “무지하다”
공화 하원도 “정책 일관성 없어”


미국에서 반(反)도널드 트럼프 전쟁이 확산하고 있다.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를 저지하는 데 공화당 주류에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주요 인사들까지 가세했고, 여성과 언론, 외교·안보 및 경제전문가는 물론 최근에는 외국 정상까지 나서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특기인 막말과 말 바꾸기로 반격하고 있다.

먼저 공화당 내 반트럼프 정서가 여전히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공화당 권력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지난 12일 트럼프와의 회동에도 불구, 공식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16일에는 피터 킹(공화·뉴욕) 하원의원이 “트럼프의 국가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현실적 의문을 품고 있으며, 주한미군 철수 등 아시아 정책은 전혀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국방장관과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전 장관과 마이클 헤이든 전 국장도 15일 “트럼프의 국가안보 정책에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헤이든 전 국장은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트럼프 정책에 대해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트럼프는 국제문제의 복합성을 이해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트럼프 공격 선봉에 선 오바마 대통령도 15일 “무지는 미덕이 아니다”고 포문을 연 데 이어 이날도 “공화당도 자신들의 후보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트럼프를 간접 비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인종·성차별주의자로 비난하고 있고,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5일 트럼프의 여성 편력을 문제 삼는 1면 기사를 게재하면서 반트럼프 전선에 동참했다.

하다못해 외국 정상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까지 나서 “트럼프는 분열적이고 멍청하며,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나설 정도다. 최근 당선된 사디크 칸 신임 영국 런던 시장도 “무지하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공격에 가세했다.

이런 전방위 공격에 트럼프는 특유의 막말로 맞받아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캐머런 총리의 발언에 대해 “나는 멍청하지 않다”고 반격하고, 칸 시장의 비판에는 “시장이 지능지수(IQ)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 또 인종·성 문제로 공격하는 워런 의원에게는 “멍청한 여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다른 정치인들이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법적 책임을 재구성하는 능력이 있다”면서 “트럼프에게는 모든 부도덕이 미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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