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사기죄 수사는 무리수”
진위 여부 떠나 대중 반응 싸늘
조씨, 방송활동 중단 가능성도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사진)의 화투 소재 그림이 ‘대작’ 의혹에 휩싸이며 대작을 관행으로 보는 미술계의 일부 시각과 향후 그의 방송 활동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조영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대작 화가인 A가 1점당 10만 원 안팎을 받고 그려줬다는 조영남의 그림이 수백만 원에 거래됐다는 의혹을 밝히는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자신의 그림을 남의 손을 빌려 그렸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과는 달리 업계 내 일반화된 관행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문화 비평가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6일 자신의 SNS에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는데, 오버액션”이라며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 교수는 “콘셉트를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를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라며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영남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화가들은 조수를 다 쓴다. 오리지널은 내가 그린 것으로 내가 갖고 있고 그걸 찍어 보내 주면 똑같이 그려서 다시 보내 주는 게 조수”라고 해명했다. 유명 드라마 작가들이 대본을 100% 집필하지 않고 소위 ‘새끼 작가’들에게 전반적인 뼈대를 설명해 집필하게 한 후 직접 수정을 거쳐 최종 대본을 완성하는 작업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해명에 대해 대중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행해진다는 관행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진위 여부를 떠나 대작 의혹에 휩싸인 조영남이 그의 주업인 방송 활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MBC 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친일 발언’ 논란이 불거져 13년간 진행하던 KBS 1TV ‘체험 삶의 현장’에서 하차한 후 1년 만에 ‘지금은 라디오 시대’로 복귀했던 그가 10년 만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지난 2006년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정지영이 SBS 라디오 진행을 중단했듯 조영남도 당분간 방송 활동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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