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국민의당 지지했지만
대안정당 안되면 돌아설수도
영남 표심 분화로 연결 주목


4·13 총선에서 호남 민심은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후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더불어민주당을 버리고 새로운 선택을 했다.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대체했으며, 새누리당 후보들이 전남과 전북에서 당선되면서 지역구도 타파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호남의 변화가 대구·경북(TK) 민심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호남 민심의 변화는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를 제치고 호남 맹주 자리를 차지한 데서 확인됐다.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중 총 23석을 차지했고, 더민주는 3석에 그쳤다. 특히 호남 민심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는 국민의당이 8석 모두를 석권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패권 세력에 대한 거부감과 ‘문재인’으로는 차기 정권을 창출하기 힘들다는 민심이 직접적 원인이 됐지만, 일방적으로 특정 정치인·정파·정치적 성향을 지지하지 않고 다양한 선택을 하려는 분화된 민심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권 관계자는 17일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 차기 정권 창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에 표를 던져준 것”이라면서도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민심이 돌아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호남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등에 업고 이번 총선에서 열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민심이 요구하는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기존 야당처럼 ‘호남 구애’에만 머무른다면 지지율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총선 정당 득표율에서 29.5%를 얻은 더민주는 국민의당(46%)보다 16.5%포인트 떨어지기는 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호남의 지지가 단순히 당선인이나 후보자 개개인에 대한 선호를 넘어 당에 대한 지지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남의 지지율이 야권 주자에게 절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1년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민주가 지난 대선에 이어 재·보궐 선거, 지방선거 등에서 잇달아 패배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별다른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유권자들은 ‘패권주의 청산’ ‘호남 홀대론’ 등을 기치로 내건 창당 2개월밖에 되지 않은 국민의당에 표를 던지는 변화를 택했다. 전남 순천과 전북 전주을 역시 새누리당에 내준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대선까지 더민주와 국민의당 중 누가 더 변화를 향한 몸부림을 치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민심의 이 같은 변화에 영남 민심이 화답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호남을 독식해 왔던 ‘동반 패권정치’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영남권 정치지형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TK와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정계개편론이 일고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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