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장려금 대상 됐어요”“소득 적어 포함”… 세무서 전화
“공돈 좋지만 어쩌다…” 글 올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시인 최영미(사진)가 최근 저소득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근로장려금 대상이 된 사실이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베스트셀러 시인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하는 이 같은 사실은 최 시인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리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최 시인은 “마포세무서로부터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내가 연간소득이 1300만 원 미만이고 무주택자이며 재산이 적어 빈곤층에게 주는 생활보조금 신청 대상이란다”고 전했다. 세무서의 전화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는 그는 “공돈이 생긴다니 반갑고, (베스트셀러 시인이라는 선입견 없이) 나를 차별하지 않는 세무서의 컴퓨터가 기특하다”면서도 “그런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최 시인이 ARS로 신청해 받게 될 수령액은 연간 59만5000원. 충격을 받은 시인은 한 출판사에 전화를 해 ‘근로장려금’ 이야기를 꺼내며 2년 넘게 밀린 시집 인세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지금까지 50만 부 이상이 판매된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개정판을 내기도 한 최 시인은 시집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과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공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등을 출간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6년에는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8일부터 8주간 매주 수요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창비학당에서 ‘문학이 숨 쉬는 서양미술사’를 주제로 강의에 들어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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