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단편… 학생부문
“아빠 카드로 찍은 영화가 칸영화제에 초청돼 아빠가 많이 좋아하세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한 ‘1킬로그램’의 박영주(사진) 감독은 1000만 원의 제작비를 아버지가 지원해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박 감독은 “주변에서 다들 축하의 말을 전해 ‘이게 굉장히 좋은 일이구나’ 하는 생각은 하지만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9분 40초짜리 단편 영화인 ‘1킬로그램’은 아이를 잃은 엄마의 상실감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슬픔의 폭을 크게 잡지 않으면서도 큰 울림을 전한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내가 결혼을 안 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직접 경험하지 못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단순히 슬픈 상황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살아보려고 애쓰는 엄마의 마음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단편을 찍고 영화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좌절과 상실감에 빠져 있을 때 친구가 추천한 편혜영 작가의 단편 소설 모음집 ‘해물 1킬로그램’을 보게 됐다”며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이 위로를 받은 후 상실감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만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세 번째 단편을 제작했다”고 영화의 원작을 소개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전문사 연출전공 2학년에 재학 중인 박 감독은 내년 졸업작품으로 첫 장편영화를 준비 중이다. 그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라며 “영국 워킹타이틀의 로맨틱 코미디 ‘노팅힐’이나 잭 니컬슨 주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같은 코믹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칸=글·사진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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