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소속 진화 헬기가 지난 4월 초 경북 상주시에서 발생한 산불현장 상공을 날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 소속 진화 헬기가 지난 4월 초 경북 상주시에서 발생한 산불현장 상공을 날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건조한 날씨·연휴·총선 악재
입체적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

전국 300곳에 대책본부 운영
산림헬기 ‘골든타임制’ 효과
소각산불 차단 캠페인도 큰몫


올해 봄철 산불 피해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건조한 날씨, 긴 연휴, 총선까지 여러 악조건에다 ‘짝수해 대형산불 징크스’까지 겹쳐 어느 해보다 산불 재난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다양하고 입체적인 산불대책을 시행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20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종료된 지난 15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311건, 피해면적은 211㏊로 집계됐다. 건수는 전년에 비해 18% 감소했지만, 피해면적은 40%나 줄었다. 특히 예년 평균 피해면적에 비하면 50%나 줄어든 성과를 나타냈다. 특히 이재민 등 사회재난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면적 100㏊ 이상의 대형산불은 3년 연속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건조특보가 많았던 경기도(97건)와 강원도(66건)가 전체 산불 건수의 절반가량을, 피해면적은 경북도(88㏊)와 경기도(50㏊)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올해 산불 방지 여건은 녹록하지 않았다. 건조특보가 발령된 건조일수는 올해 84일로 예년 평균(72.7일)에 비해 10여 일이나 더 길었다. 어린이날, 임시 공휴일 등 휴일 장기화로 등산객 등 입산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국회의원 선거운동기간까지 겹쳤다.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업무 등으로 산림행정 역량이 분산되고 공무원들의 누적된 피로도 걱정거리였다.

산림청은 올해 산불피해가 많이 감소한 요인으로 300여 개 산림 관서에서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관계기관과 신속한 대응태세를 구축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대형산불 위험 지역에 지역산불협의체를 운영해 공동 대응을 유도한 것이 효과적인 성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산불 취약 지역인 강원도의 경우 16개 기관이 참여하는 ‘동해안 산불방지협의회’를 운영해 협업 체계를 유지했다.

원인별 맞춤형 산불예방 대책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논·밭두렁, 농산폐기물 소각으로 인한 ‘소각 산불’ 차단을 위해 전국 1만9000여 개 마을을 대상으로 서약을 받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을 벌인 것을 비롯, 전 직원 주말 기동단속 등을 통해 2만7000여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시행했다.

산불 발생 신고 접수 시 30분 내에 현장에 도착한다는 진화헬기의 ‘골든타임제’ 운영도 피해 줄이기에 공이 컸다. 올해 산불 1건당 평균 진화 시간은 2시간38분으로 지난해(2시간53분)에 비해 15분이 단축됐다. 산림헬기의 산불현장 30분 이내 도착 이행률은 지난해 1분기 기준 77%에서 올해 87%로 향상됐다. 올해 처음 시범 운영을 시작한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는 경북 상주, 강원 강릉 등 야간산불이나 도시지역 산불이 발생한 위험 지역에 투입돼 ‘기동타격대’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됐다.

산불 가해자에 대한 검거율도 크게 향상됐다. 과학적인 조사와 감식으로 지난해 39%의 산불 가해자 검거율이 올해 45%로 개선돼 국민들의 경각심과 준법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최병암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산불조심기간이 종료됐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산림 내 가연 물질 증가로 6월까지 산불 위험이 지속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이번 봄철 산불 대응과정의 문제점을 보완해 관련 제도·정책 개선을 추진하는 등 산불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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