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 경제5팀 김선제(32·사진) 경위는 경남 김해 기동대 소대장으로 복무하던 2009년 9월 9일 병원에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농민집회 현장에서 경찰서로 복귀하던 중 김 경위가 타고 있던 기동대 차량이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김 경위는 당시 사고로 오른쪽 다리의 근육과 뼈 등이 한꺼번에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가 경찰대를 졸업한 지 1년여 만의 일이었다.
김 경위는 형이 인턴으로 있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경위의 다리 상태를 본 의사들 대부분이 “당장 절단하지 않으면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지만, 형은 “다리를 자르지 않고 동생을 살려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경위는 사고 이후 3년 3개월 동안 뼈를 늘이는 ‘신 연골 형성술(일리자로프 수술)’ 등 17차례나 수술을 받은 끝에 일어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고 이전의 건강한 다리 상태로 완벽히 돌아갈 수는 없었다. 김 경위는 사고 1년 뒤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고 크게 좌절했다. 김 경위는 20일 “다리 장애를 갖고 경찰 생활을 제대로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2011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퇴원과 입원을 반복하면서도 시험공부에 매달렸고, 2012년 서울대 로스쿨 1차 전형에 합격했다. 그런 그가 같은 해 12월 복직을 결정했다. 변호사보다 경찰에 소명의식을 느낀 데다 동료들의 사랑을 머릿속에서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경위는 “법학적성시험(LEET)을 준비하는 내내 자신에게 ‘변호사가 된다면 사회적 흉악범 관련 의뢰가 들어오더라도 무죄 입증을 위해 노력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갈등했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고민 끝에 “최선을 다해 흉악범을 단죄하는 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 경위는 “또 사고 당시 입원했던 병원에 음주운전 단속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뇌를 절반 가까이 잘라야 했던 의무경찰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전역 후에 정식 경찰관이 되고 싶다던 그 의경의 얼굴이 떠올라 경찰에 복직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건강한 경찰관으로 돌아와 동료 경찰들의 격려와 응원에도 보답하고 싶었다. 사고 당시 경남 기동대 동기들은 헌혈증 300여 장을 모아줬고, 경남지방경찰청과 경찰대 동문회 등에서 김 경위를 위한 모금 운동을 벌여 4000여 만 원을 지원해줬다. 김 경위는 “특히 동기들의 헌혈증은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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