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6~7일 열린 제7차 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남북 군사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일단 군사회담 개최를 최우선시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9일 폐막한 노동당 제7차 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새 지도부가 구성된 만큼, 북한은 앞으로 대남 기구와 핵심 인물 등을 번갈아 내세워 대화 공세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대북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6·15선언 16주년 기념행사와 8월의 광복 71주년 행사, 역시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실시 등과 맞물려 북한의 대화 공세 수위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남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남조선 당국은 정치군사적 도발과 전쟁연습을 비롯하여 우리를 자극하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여야 하며 진실로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더이상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지 말고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대화와 협상의 마당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무분별한 정치 군사적 도발과 항시적인 핵위협으로 말미암아 조선반도에는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 겨레의 생존과 발전을 위협하고 조국통일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되고 있다”고 주장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전술적 차원에서 남한과의 군사회담이라는 카드를 내세웠고 이 카드를 일종의 북미 대화의 ‘징검다리’로 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여기에다 안보리 대북제재 채택 석 달 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북한 옥죄기도 대남 대화를 촉구한 배경으로 꼽힌다.
전례 없이 강력한 내용의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실행에 옮기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고, 국제 금융거래 및 교역망에서 북한의 고립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권력층의 비자금 은닉처이자 각종 사치품 거래 거점으로 의심받아온 스위스가 결의 2270호에 따라 강력한 대북제재에 나섰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산하 은행과 금융기관들에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사실상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유학 시절을 보낸 스위스와 지난해 정상회담 개최까지 추진했던 러시아가 북한에 등을 돌린 사실은 뼈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국제적으로 ‘고립무원’에 빠진 북한이 당장 지푸라기도 잡아 보겠다는 심정으로 우리 정부에 대화 개최를 촉구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대화나 평화공세를 퍼붓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무모한 도발 카드를 접고 대화 국면으로 돌아서기 위해 우선 남한에 대화 제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대화를 제의한 의도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다양한 대북 접근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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