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규 梨大 목동병원 센터장과 알아보는 ‘파킨슨病’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부족해 발생
행동둔화·무표정·종종걸음 등 증상
우울·기억장애·통증도 함께 나타나

초기 3~4년은 정상인처럼 생활 가능
약물 치료하면 5~6년으로 기간 연장
신경·병리과 등 다학제적 진료 필요


파킨슨병은 60세 이상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한국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파킨슨병 환자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킨슨병은 통상적으로 알려졌듯 노년층에서만 발생하는 병은 아니다. 50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을 주로 손을 떠는 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손 떨림은 증상의 일부에 속한다. 주로 떨림, 근육의 강직, 몸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등의 운동장애가 나타나 심해지면 혼자서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정확한 진단하에 적절한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으면 오랜 기간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진단이 늦어질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파킨슨병과 유사한 다른 병들이 파킨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고, 사후에 뇌병리 소견을 통해 비로소 정확한 진단명이 확진되는 경우도 있는 탓이다. 대한신경과학회장과 대한치매학회장을 지낸 최경규(사진) 이화여대 목동병원 파킨슨센터장을 통해 파킨슨병에 대해 상세히 분석했다.

◇다양한 증상 = 파킨슨병은 4가지의 증상 가운데 손 떨림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보통 수전증은 밥을 먹을 때나 글씨를 쓸 때 손이 떨리지만 파킨슨병은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 게 특징이다. 한쪽 손부터 다음 양쪽으로 확대된다. 또 행동이 아주 느려지기 때문에 걸음을 빨리 걷지 못하고 얼굴도 무표정하게 변한다. 종종걸음으로 걷다 보니 앞으로 넘어져 골절이 많다. 최 센터장은 “파킨슨병인지 모르다가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운동증상 외에도 우울증, 기억력 장애, 수면 장애, 자율신경계 장애, 통증 등 다양한 비운동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센터장은 “평균적으로 파킨슨병에 걸리면 13년 정도 생존하는데, 초기 3∼4년 정도는 약물치료로 정상인처럼 생활하고 그 이후 3∼4년 정도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마지막 3∼4년 정도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주변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고, 결국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한다”고 전했다.

◇뇌신경 퇴행이 원인 = 파킨슨병은 결국 도파민이 부족해서 나타난다. 도파민이라는 뇌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게 원인이다. 도파민은 우리 몸의 속도, 각도, 타이밍 등 운동기능을 조절한다. 도파민은 뇌의 ‘흑질’이라는 곳에 있는 신경세포를 통해 분비되는데 이 흑질이 70% 이상 줄어들 경우 운동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최 센터장은 “즉 운동기능 이상 등의 증상은 흑질이 30% 이하로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은 10년 또는 15년 전부터 증상만 없을 뿐 흑질은 사라지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흑질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조기 진단도 쉽지는 않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신경과 의사의 신경학적 진단으로 파킨슨병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기(PET-CT)를 통해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찾아내기도 한다.

◇지역사회 기반 포괄 치료가 해법 = 파킨슨병의 치료는 모자라는 도파민을 생성하도록 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이 기본 치료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처음에 약을 처방하면 상당히 호전되기 때문에 약 3년 정도는 정상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 최 센터장은 “하지만 30% 정도 남아 있던 흑질이 점점 없어져 20% 이하가 되면 약을 투여해도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양이 모자라 증상이 점점 나빠진다”며 “또 처방하는 약의 양이 늘어나면 몸이 마르거나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도 심해진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흑질의 감소를 막는 방법이지만, 아직까지 뇌세포를 생성하는 것은 의학기술의 한계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괄적 서비스라고 최 센터장은 강조했다. 그는 “파킨슨병은 암과 같이 첨단시설과 대형병원이 필요하기보다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환자와 가족을 연결해주는 긴밀한 협조체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지역 경찰서, 주민, 의료기관이 파킨슨병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치료를 넘어 ‘돌봄’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파킨슨병은 약물치료보다 자세 교정, 규칙적 운동 비약물치료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비약물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잘 받게 되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3∼4년에서 5년으로 또는 6년으로 늘려갈 수 있다. 또 지자체 커뮤니티 등을 통해 노인들의 활동도 늘려주는 것 역시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최 센터장은 “비운동장애는 경우에 따라 운동장애보다도 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상이므로 전문적이고 서로 다른 전문 과목 전문의들이 동시에 진료하는 다학제적인 진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장애와 이를 돌보는 보호자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다학제적 진료는 환자의 동선과 이동시간을 최대한 배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논리에 따라 이대목동병원 파킨슨센터는 신경과, 병리과, 재활의학과 등 여러 과가 함께 토론하고 협진진료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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