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바라보는 두 극단적 시선… ‘아재’ vs ‘개저씨’블로그·트위터 글 분석

대한민국 중장년 남성을 가리키는 ‘아저씨’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지난해부터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저씨는 요즘 통상 두 가지 표현으로 나뉜다. ‘아재’와 ‘개저씨’. 아재는 아저씨의 낮춤말로 표준어고, ‘개저씨는 ‘개’와 ‘아저씨’를 더한 신조어이자 속어다. 전자는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반면 후자는 부정적으로 쓰인다.

인공지능 전문기업 다음소프트는 2011년 1월 1일∼2016년 5월 18일까지 블로그(7억1697만7511건)와 트위터(91억8315만6885건) 등 SNS에서 사용된 글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24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아재’라는 단어를 포함한 글의 빈도수는 2011년 1만8390회에서 지난해 48만3186회로 27배 가량 늘었다. 올해의 경우 지난 18일까지 집계된 언급량만 84만7939회에 달해 이미 지난해의 2배에 가깝다.

아재라는 단어는 지난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오세득 셰프가 주위를 썰렁하게 만드는 일명 ‘아재 개그’를 남발하며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방송인 신동엽이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사진)에서 아재 개그를 전면에 내세운 코너를 선보이는 등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아재라는 단어의 연관어로 ‘아재 개그’(19만497회)가 언급량 1위에 오르고, 아재와 옴므파탈을 합한 ‘아재 파탈’(1016회), ‘오세득 셰프’(1616회) 등이 자주 쓰인 것이 그 방증이다. ‘아재’와 관련된 감성어도 긍정적인 편이다. ‘좋아하다’(3만6271회)에 이어 ‘사랑’(2515회), ‘웃음’(2856회), ‘꿀잼·재밌다’(2309회) 등의 순이었다.

반면 여성이나 약자들에 우월적 지위나 폭력적 성향을 드러내며 ‘갑질’하는 남성들에 대한 부정적 표현인 개저씨라는 단어는 2011년 159회 정도 언급되다 지난해 7만6766회로 언급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18일까지 이미 6만6056회 언급됐다. 지난해부터는 주로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젊은 여성들을 훑어보는 시선을 보내는 중년 남성을 비난하는 표현으로 자주 쓰이며 ‘성희롱·성추행’(4053회)가 연관어 1위에 올랐다. 이어 ‘꼰대’(2136회), ‘회식’(1431회), ‘한남충’(한국남성을 벌레에 빗댄 표현·1196회) 등이 연관어로 조사됐다.

개저씨와 연관된 감성어 역시 ‘스트레스’(927회), ‘여혐’(690회), ‘욕’(541회), ‘혐오·경멸’(513회)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이 단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사 검색 기준으로 2014년 8월 처음 등장한다. 이 단어를 포함한 2500여 건의 기사들도 대부분 부정적 내용이나 이런 표현이 통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김연수 문화평론가는 “속도의 시대이자 이미지의 시대가 만든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며 “무언가를 깊이 있게 살피기 보다는 호불호를 분명히 하고 빠르게 결론을 내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 극단적이고 양면적인 표현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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