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시리즈에 속하는 이 작품은 추억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중후한 단색조 그림이다. 시간의 흔적을 기억으로 묶어두려는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작가의 따스한 애정이 스며 있다. 어쩌면 우리 세대가 끝나기 전에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골목의 정취나 담벼락의 고졸함을 물감의 두께에 담아내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정서다. 그러나 우리가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소중한 정서다.
전준엽 화가·미술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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