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헌팅퍼드 교수 기조강연
“반사신경·학습능력 뛰어나
집 짓기 위해 도구 사용도”
“물고기가 멍청하다고? ‘금붕어 10초 기억력’은 낭설일 뿐, 같은 낚시에 2번 걸리지도 않는다.” 세계 최고의 수산 학술 올림픽 ‘제7차 세계수산회의’에서 나온 신기한 수산(水産)과학의 세계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로 23∼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이 행사에는 75개국 수산학계 석학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펠리시 헌팅퍼드 영국 글래스고대 명예교수는 ‘물고기의 지능수준과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에서 “물고기는 절대 멍청하지 않다”며 “수천 년에 걸쳐 인류의 어획과 이를 피하기 위한 싸움을 벌여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억력이 10초 이내여서 같은 낚싯바늘과 그물에 재차 걸릴 수 있다는 것은 오래된 인간의 미신과 잘못된 관념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물고기는 계속해서 주변의 그물과 낚싯바늘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를 피하며, 따라서 절대다수는 같은 어획 방법에 당하지 않는다고 헌팅퍼드 교수는 설명했다.
또 먹이를 유도해 섭취하거나 집을 짓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는 물고기도 있다는 것. 그는 “물고기가 반사신경이나 학습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뛰어난 기억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종류에 따라 주변 환경 조작 능력과 함께,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및 정교한 방향 전환 메커니즘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모두 오랜 연구와 풍부한 과학적 증거로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팅퍼드 교수는 따라서 물고기들은 인간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생각하고 적응하므로, 인간도 계속 효율적인 어획 방법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행사 중 26일에는 세계적으로 한국·일본에만 있는 ‘해녀 문화’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자는 공감대 속에 첫 국제행사인 ‘한·일 해녀 포럼’도 열린다. 이 포럼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교수, 해녀 종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해녀의 대중문화’ 등 주제발표를 하고 연관 관광산업 발전 방향도 논의한다.
◇세계수산회의=지속가능한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연구 업적 공유, 수산자원 보존방법 등을 논의하자며 1992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개최된 뒤 4년마다 열려 ‘수산 학술 올림픽’으로 불린다. 부산회의는 ‘지속가능한 수산자원 이용과 안전한 수산식품으로의 도전’을 주제로 기조강연, 포럼에서 11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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