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윤성규(왼쪽) 환경부·이동필(〃 두 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방안 부처간 논의
85:100 가격차 10년째 고정 경제이득 없애야 수요 줄어
환경부 “경유값 인상해야” 경제부처 “서민 부담” 반대
동시에 인상 - 인하 추진 타협 보완책으로 협의중
“차 떼고 포 뗀 대책 발표는 안 하는 게 낫다.”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주무부처인 환경부 관계자는 24일 경제부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값 조정 방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제적 요인을 없애지 않는 이상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차 수요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문대로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려면 경유값 인상 등이 불가피하다는 게 환경부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제부처의 반발기류에 대해 “반대하려면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그동안 유예해 준 10만∼20만 원 수준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한다거나 공해차량 운행제한지역을 확대하는 방안, 노후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설치나 폐차 시 지원 폭을 늘리는 방안 등 기존 대책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경유차 보급 축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부가 휘발유값 인하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은 경유값과 휘발유값의 가격 차를 더 좁혀 경유차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줄이고 동시에 증세 논란도 비켜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환경부는 당초 관계부처들에 미세먼지 종합대책 발표 때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2019년부터 인상된 경유값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경유값과 휘발유값은 수입원가에 교통세 등 세금이 붙어 책정된다. 정부는 2007년 세금을 조정해 휘발유값 대 경유값을 100대 85 수준으로 맞춰놨다.
경유와 휘발유의 경우 2018년 말까지만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부과되고, 이후에는 대신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도록 예정돼 있는데 이 시기에 맞춰 경유값과 휘발유값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부처들이 물가 상승, 증세 논란, 업계 반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고, 이에 휘발유값도 함께 내린다는 일종의 보완책을 제시했다.
경제 부처 일각에서도 환경부의 대책에 대해 일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우려가 상당하다. 휘발유값이 내려가면 전체 국민들의 반감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화물차 등 경유차 소유자들과 경유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는 업계 반발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처 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국 국무조정실까지 나서 25일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경제부처의 반발기류가 강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경유값 인상뿐 아니라 유가 보조금 폐지, 미세먼지 배출량 규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조금 신설 등 사안마다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격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유값이 너무 싼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대학원 교수는 “세금을 매겨도 미세먼지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유값 인상과 휘발유값 인하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실무선에서 장점과 단점에 대한 검토는 모두 끝났고, 마지막 정책적 판단만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