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정진석(왼쪽) 원내대표와 비박(비박근혜)계인 권성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을 기다리며 말없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24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정진석(왼쪽) 원내대표와 비박(비박근혜)계인 권성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을 기다리며 말없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일정 공지했다 취소 반복
본업인 당무 집중 못하자
당내선 “지도부가 무책임”

김형오, 비대위장 수락 고심
박상증 등 외부 인사도 거론


새누리당 ‘정진석호’가 출범한 지 3주가 지났지만 그동안 원내대책회의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당 대표가 없어 정진석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의 ‘원 톱’인 구조지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여당 지도부 실종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24일 오전 예정돼있던 원내대책회의를 전날(23일) 저녁 취소했다. 원내대표단과 함께 한 만찬으로 회의를 갈음한다고 정 원내대표 측은 설명했다.

당내에선 정진석 원내지도부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통화에서 “원구성 협상 등 해야 할 게 산적해 있는데 지금 원내지도부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원구성 협상도 기 싸움을 할 것 같으면 조속히 협상을 시작해 밤새워 끝내야지, 뭐하는 짓이냐”고 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원내대책회의는 내부적 사안 조율뿐만 아니라 당의 기조를 외부에 알리는 의미가 있는데 지금 정 원내대표가 할 말이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9대 국회에서 20대 국회로 넘어가는 레임덕 세션임을 감안해도, 공지하는 일정마다 취소하는 모습은 지도부로서 무책임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문자로 공지했다 3분 만에 취소했고, 25일 당선인·당협위원장 총회를 열겠다고 했으나 무산됐다. 여기에 이날 원내대책회의도 공지 후 오후 9시가 넘어서 취소한 것이다. 가장 급한 대야 원구성 협상도 지지부진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새누리당의 당내 문제가 빨리 수습돼 원구성 협상이 적극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측은 “박 원내대표가 정 원내대표와 만나는 때마다 원구성 이야기를 꺼내지만 정 원내대표가 별로 의욕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비대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의 지지를 얻고 있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김 전 의장을 만나봤는데 할 생각이 굴뚝 같다”고 전했다.

다른 한편에선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선동 당선인을 포함한 친박(친박근혜)계 재선 그룹 6∼7명은 전날 시내 모처에서 만나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로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헌법재판관 출신의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