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청문회·국감 등서
호통·막말·길들이기 점철
상시청문회땐 악용 불보듯


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언제든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을 악용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나 재계에서는 ‘갑질 국회’ 상시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동안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 상임위 회의에서 보여준 국회의원들의 ‘호통’ ‘막말’ ‘길들이기’ 등 전력 때문이다. 실제로 19대 국회에서 본질과 상관없는 질문으로 피감기관을 괴롭히거나, 관련성이 크지 않은 증인을 수십 명 신청해 기업의 일상 업무 추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빠지게 하는 등 의원들의 갑질이 되풀이됐다.

상임위 회의에서 의원들이 정부 관계자 등에게 호통을 치는 권위적인 행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6월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향해 “어디서 싱글싱글 웃고”라고 말한 뒤 “반성하고 앉아 있으란 말이에요”라고 다그쳤다. 2014년 10월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정해방 금융통화위원에게 “금통위원의 기억력이 저 정도밖에 안 됩니까, 아니 한글 모르세요?”라고 따지는 광경이 연출됐다.

경찰청장에게 모의 권총 격발 시연을 요구하는 의원도 있었다. 실체를 규명해야 할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 막말이 이어지거나 질의응답 시간에 피감기관에 답변할 기회를 주는 대신 ‘질문을 빙자한 호통’으로 할애된 시간 대부분을 사용하는 것도 흔한 모습이었다. 2013년 8월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상대 당을 향해 ‘떼거지’ ‘구제불능’ 등 비난을 퍼부어 회의가 파행되기도 했다.

기업들을 향해서도 다양한 방식의 갑질이 이어졌던 전례 때문에 민간부문에서도 청문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2015년 9월 정무위 국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한국과 일본이 축구 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느닷없는 질문을 던졌고,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진행 중인 롯데 가의 골프장 공사와 관련, “통행금지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역 민원을 늘어놔 비난을 받았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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