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기 금수조치 해제 대가로
깜라인만 해군 기항 허용할듯
항모 등 정박가능한 핵심기지
‘反中 공동 전선’ 형성 가능성
호찌민 간 오바마 발언도 관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무기수출 금지 해제라는 큰 선물을 선사하는 대담한 행보로, 과거 적국이었던 베트남을 대(對)중국 전선에 끌어들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베트남 정상회담으로 미 해군이 베트남 중남부의 깜 라인만에 접근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깜 라인만은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미군 전투기와 수송기뿐 아니라 병력 집결지 역할을 한 핵심 전략기지 중 하나였다. 깜 라인만은 수심이 깊기 때문에 항공모함·잠수함도 이용할 수 있는 베트남 최대 항구인 데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에도 가장 인접해 있다.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와 가까운 군사적 요충지다.
베트남은 지난 3월 깜 라인만에 국제항구 1단계 공사를 끝냈으며, 현재 선박 18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2단계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일본·싱가포르 선박의 입항만 허용해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 때문에 미 해군이 깜 라인만에 접근할 수 있다면, 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 이어 필리핀·베트남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는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남중국해 동단에 위치한 필리핀 기지 확보에 이어, 남중국해 서단에 위치한 깜 라인만까지 확보하면 상호 보완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와이의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의 베트남 전문가인 알렉산더 버빙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깜 라인만에 상시적 접근권을 갖게 된다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으로서 상당한 이점을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24일 방문하는 베트남 최대 경제 도시인 호찌민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25일에는 젊은 베트남인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할 예정이다. 주제는 올해 국교 정상화 20주년을 맞는 ‘미국·베트남 관계’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도왔던 당시 수도였던 호찌민에서 베트남전을 우선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호찌민에서 베트남전에 대해 자연스럽게 언급하되,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해제에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을 감안해 현재 100명이 넘는 정치범을 감금하고 있는 베트남의 인권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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