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석좌교수 조찬강연회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와 관계없이, 도널드 트럼프로 인해 부각된 미국 내부의 정치 문제는 향후 정책에 반영될 것이고, 한국도 그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제럴드 커티스(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24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이 주최한 조찬강연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동북아 지역의 영향에 대해 “반(反)이민, 반자유무역, 신(新)고립주의에 대한 논란은 (미국 대선 이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계속 늘어났지만, 나머지 80%의 소득은 정체되고 있으며 이런 80%의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것이 커티스 교수의 분석이다. 커티스 교수는 “지금 미국 내에서는 반주류 현상이 팽배해 있다”며 “그래서 극우를 대표하는 (공화당 경선 후보) 트럼프나 극좌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또 다른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우 ‘부유한 진보’를 대표하는데, 리먼 사태 이후 벌어진 20% 대 80%의 분열 상황이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환멸을 보여주며, 이것이 민주당이 겪는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결국은 클린턴 전 장관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향후 미국 정권의) 반이민, 반자유무역, 고립주의에 대한 기저 정책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인구구조 상의 문제 때문에라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인구 중 백인 인구가 반수 이상이지만, 2045년이 되면 그 비율이 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커티스 교수는 “인구 다양성은 역동성의 증대로 이어지지만,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소득 하위 80%가 일자리를 이민자들에게 뺏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소득이 계속 줄어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내에서) 보호무역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트럼프가 아니어도 주한미군 비용 문제에 대한 이슈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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