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주의보, 미세먼지경보, 폭염주의보, 오존주의보. 최근 일기예보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경고성 멘트들이다. 외국의 기상사례들을 보면 지구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이 도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시인들에게 일기예보는 눈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정도를 확인하는 데 쓰였던 사소한 정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날씨라도 기상예측·분석정보를 자세히 숙지하고 자주 체크하지 않으면 자칫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어, 지역별·시간대별 기상정보를 확인하는 일은 정기 건강검진만큼이나 특별한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 차이만 있을 뿐, 방어해야 하는 오염물질의 실체가 분명히 감지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오존주의보’ 같은 경우, 특정 조건(휘발성 유기화합물질+강한 햇빛+질소산화물)이 결합하면 공기 중에서 강력한 화학반응이 일어나 지표면 근처에 오존 물질이 수시로 만들어지고 가스 형태로 확산하기 때문에 마스크만으로는 속수무책이다.

여름철 햇볕으로 가열된 아스팔트 도로 위에 자동차 배기가스만 결합해도 오존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지표면 근처에서 만들어지는 오존은 강한 살균작용을 갖고 있어 호흡을 통해 체내에 유입될 경우 마치 철이 부식되듯이 신체를 급격하게 산성화시키기 때문에 미세먼지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생인류의 생명유지 시스템이 급변하는 지구환경 조건에 맞춰 완전히 새롭게 진화해가지 못한다면, 석유화학문명이 전자기문명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듯이, 지난 버전의 인간생태(몸) 역시 한순간에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지구환경 또한 인간이 적응하고 극복해야 하는 인문조건이라면, 무엇을 바탕 삼아 인간은 환경을 학습하는 것일까? 동의학에서는 ‘천유팔풍(天有八風) 경유오풍(經有五風)’이라 하여, 자연(自然·스스로 그러한 것)이 인간에게는 환경(環境·반복되는 대상경계)으로 다가오는 이유로 가장 먼저 들어 설명한다.

풍(風)이란 전리층(電離層)의 변화를 말하는데, (우주) 자연계에서는 여덟 차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변화가 지구에 사는 인간의 인식기준(經)으로 하면 그 중 다섯만 포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계(八風)에서 느껴지는 이질감(發邪)만큼 생명체의 인식기준 오류로 자리 잡게 되는데(以爲經風), 이 최초의 인식오류(經風)가 인간의 오장을 물들게 해(觸五臟) 관계방식에 괴리가 생기고(邪氣), 급기야 질병으로까지 도진다(發病)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요컨대 우리가 사계절(四時)이라고 부르는 정상적인(?) 기후변화마저도 오장(五臟)이 제각각 달리 상응(相應)하는 모양새일 뿐(各有收受), 인간의 몸을 직접적으로 추동하는 근본(身之本)은 스스로 뜻하는 바를 마음에 깊이 새길 줄 알고(藏於心意), 그 한마음의 일관됨과 정성스러움을 잃지 않는(合心於精) 능력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인들의 생존과 진화는 이러한 능력개발에서부터 다시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카페방하 디렉터lee_sy@egone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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