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줄며 도매價 29%↑
수입육은 늘어 올해 30만t
“출하시점엔 값 내릴텐데…”
농가들, 사육 감축 ‘악순환’

김영란法으로 소비 더 격감
“축산기반 붕괴 우려” 시름


한우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면서 쇠고기 가격도 고공행진 끝에 최고점 수준에 도달했다. 국내 축산농가들은 수입육 증가와 향후 필연적인 한우가격 하락에 따른 피해를 예상해 송아지 입식을 꺼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5일 전국 최대 규모인 충북 음성군 축산물공판장에 따르면 지육(머리·내장·가죽 등을 뺀 것) 상태로 열리는 경매에서 24일 오후 거세 한우 경락가격이 1㎏당 평균 2만246원을 기록했다. 이날 경매가 이뤄진 한우 480마리 가운데 61마리는 1000만 원을 넘고 589㎏짜리는 소형차 가격과 비슷한 1328만 원에 거래됐다.

쇠고기와 한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한우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축산농 폐업을 지원하는 등 감축 사업을 벌여 공급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보는 적정 한우 사육 마릿수는 280만 마리 수준이나 2013년 284만7620마리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며 3월 현재 247만7589마리로 대폭 감소했다. 전국 최대 한우 사육지역인 경북의 경우 2014년 58만1215마리에서 54만5364마리로 감소했으며, 전남지역도 2012년 52만3519마리를 기록한 후 감소세가 지속돼 40만2154마리로 줄었다. 이에 따라 한우 1등급 도매가격이 지난 4월 1만931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나 급증했다. 쇠고기 수입량도 2012년 25만4000t에서 지난해 29만7000t에 이어 올해는 30만t을 넘고 2020년에는 35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입법 예고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돼 공직자와 사립학교·유치원 임직원, 언론인 등에 대한 식사비와 선물값을 각각 3만 원과 5만 원으로 제한하면 한우 소비 격감과 수입육 증가로 축산기반 붕괴가 우려된다. 소상공인연합회·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전국한우협회 등이 참여한 한국자영업자총연대는 2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란법 시행령은 내수 위축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우 농가도 6∼7개월 된 수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37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40% 이상 폭등해 2년 후 출하 시점에 가격이 하락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해 입식을 꺼리는 실정이다. 경남 진주시에서 한우 500마리를 키우는 황기웅(48) 씨는 “소값이 오른 만큼 송아지 가격도 많이 상승한 데다 지금이 ‘상투’일 수 있고 사료값만 300만 원 넘게 드는 송아지를 키워 출하하는 시점에 소값이 폭락하면 적자를 보고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고민이 많다”며 “이 때문에 농가마다 송아지 입식과 사육 마릿수 감축 여부로 고민하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음성=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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