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턴트도 스태프”… 이름 함께 명기

네이버에 연재 중인 최고 인기 만화 ‘고수’는 국내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무협만화의 한 획을 그은 ‘용비불패’의 류기운(글), 문정후(그림) 콤비의 작품이다. 매주 수요일에 업데이트되는 ‘고수’의 타이틀을 보면, 류기운(글) 문정후(그림) 아래에 문명주, 한병훈이라는 두 사람의 이름이 병기돼 있다.

이는 최근 만화계(웹툰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스템과 인식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펜 작업을 하든, 채색 작업을 하든, 배경 작업을 돕든, 어시스턴트도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스태프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 제작진 이름이 올라가듯 이들의 이름도 병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조영남 파문으로 사람들이 흔히 유명 만화가의 작업에 문하생들이 대거 참여해 도와주는 경우를 떠올리지만, 만화계는 이미 그런 시대를 지나 어시스턴트들이 공개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만화가 웹툰 시대에 진입하기 전, 신문 연재가 중심이던 시기엔 만화계가 유명 화가와 문하생 시스템으로 돌아가던 때도 있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유명 화가들은 개인 화실을 열고, 만화가를 꿈꾸는 문하생들이 몰려와 도제식으로 선생의 작업을 도와주면서 배우는 식이었다. 일주일에 여러 건의 연재만화를 소화해야 할 경우, 문하생들이 배경 등을 그려 놓으면 작가가 인물을 그리는 식의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엔 스토리 작가의 중요도가 부각되지 않아 작품에 그림 작가의 이름만 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웹툰 시대로 바뀌고 젊은 만화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 같은 문하생 시스템은 사라졌다. 대학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예비 작가들이 쏟아져 나온 것도 한몫했다. 이에 4, 5년 전부터는 어시스턴트를 스태프의 일원으로 보고, 이들의 이름을 타이틀에 넣는 경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시스턴트들이 하는 작업은 작가가 거칠게 그려놓은 그림의 선을 분명하게 하는 펜 선 작업, 채색 작업, 혹은 배경 작업 등 말 그대로 작가의 작업을 도와주는 정도다. 학원물을 예로 들 경우 학교 건물 등은 어시스턴트가 담당한다. 어시스턴트와 작가의 작업의 선은 매우 명확하다고 한다. 이들 어시스턴트의 비용은 작가의 작품에 따라, 또 어시스턴트의 숙련 정도에 따라 다르다. 유명 작가의 경우 그 비용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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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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