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지를 담글 때는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선택이 중요하다. 오이는 짙은 녹색을 띠면서 가시가 나있고 꼭지가 마르지 않은 것이 좋다. 장마철이 오면 다른 채소들도 그렇지만 수분함량이 더욱 높아져 저장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진다. 특히 오이는 쓴맛이 생기므로 오이지는 장마철 전에 담는 것이 좋다. 오이는 굵은 소금(천일염)으로 문질러 닦는데 이때 손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장갑을 껴야 한다. 소금으로 오이를 닦으면 가시가 제거되고 표면의 이물질도 잘 닦인다.
사람들이 오이지를 담글 때 어려워하는 것이 소금물 농도다. 최근에는 건강과 관련해 소금을 적게 사용하는 조리법을 선호한다. 그러나 염절임 식품의 경우 소금농도를 너무 적게 하면 발효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본연의 맛과 질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숙성 후 물에 침지하여 짠맛을 제거하고 먹는 것을 권한다. 소금물은 소금과 물의 비율을 1대 9∼10 비율로 하여 9∼10% 소금물로 하며 이때 굵은 소금을 써야 한다. 굵은 소금에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 성분이 오이조직을 단단하게 해 오래 저장해도 오이가 무르지 않고 아작아작한 질감이 나도록 한다. 만약 오이가 무른다면 소금물의 농도가 낮거나 오이가 소금물에 잠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질한 오이에는 펄펄 끓는 소금물을 붓는다. 이는 오이에 존재하는 효소인 펙틴에스테라아제(pectinesterase, PE)를 활성화(최적온도 50도)시켜 오이조직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줌으로써 발효기간 중에 오이가 무르지 않도록 해준다. 간혹 뜨거운 소금물을 부으면 오이가 익을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생오이 온도가 낮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품에 소금을 넣는 이유는 소금에 의한 삼투압으로 식품에서 수분이 빠져나와 부패미생물이 자라기 어려워지고 부패미생물 자체도 원형질 분리가 일어나 죽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내염성의 발효미생물들은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 선조들은 이러한 원리를 어떻게 알았을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얻어낸 지혜가 아닌가 싶다. 오이지에 우리 선조의 지혜가 살아 있다. <끝>
유창희(서울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초빙강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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