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1960년의 절반 수준
취업난에 결혼 기피 뚜렷
女 사회 진출 증가도 원인


미국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층인 ‘캥거루족’의 비율이 가정을 꾸려 독립한 젊은이의 비율을 130년 만에 처음 추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률 증가, 금융위기로 인한 임금 하락 등에 따른 결혼 기피 현상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24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의 18세 이상 34세 이하 젊은이 중 32.1%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1940년 35.0% 이래 7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배우자 또는 동거인과 함께 가정을 꾸려 독립한 젊은층 비율은 31.6%로 나타났는데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층이 독립한 이들에 앞선 것은 산업화 이후 처음이다.

특히 1960년 미국 젊은이 가운데 20.0% 정도만 부모와 함께 살고, 62.0%는 결혼이나 동거로 독립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그 비율이 완전히 역전됐다고 퓨리서치센터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가장 큰 이유로 결혼 기피 현상을 꼽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젊은층에서 4명 중 1명이 독신주의를 택해 1990년 이후 가정을 꾸린 젊은층의 비율은 꾸준히 하락했다.

또 젊은층의 일자리 질과 임금이 낮아진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실업 상태의 젊은이에 비해 일자리가 있는 젊은이가 부모와 함께 살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젊은층의 고용률은 1960년에 84%에 달했지만, 2014년 71%에 불과해 미국 젊은이 10명 중 3명은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퓨리서치센터 수석 경제전문가 리처드 프라이는 “미국 젊은층의 임금이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금융위기 탓에 34%나 줄었다”며 “높은 아파트 임차료와 대학 진학에 따른 학비로 생긴 빚 등도 독립을 꿈꾸지 못하는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노동 시장에서 여성이 강세를 보이게 된 것도 캥거루족이 늘어난 또 다른 원인이다. 1960년 이후 젊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두드러졌고 사회적 성공을 거둔 여성일수록 독신주의를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1960년대 이후 결혼이나 동거를 택하는 여성은 68%에서 35%로 급격히 줄어든 반면 부모와 함께 사는 여성의 비율은 17%에서 29%로 상승세를 보였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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