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硏 보고서

아동권리보다 발달에 치중
부모와의 시간 48분 ‘꼴찌’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들의 자살이나 흡연·약물남용 등 ‘위험 행동’ 지표가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성취도는 높지만, 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나는 등 ‘아동 권리’ 분야는 낙제점이어서 아이들이 삶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미래 준비에만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5월호에 게재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동복지지표를 통해 본 아동의 삶의 질’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정책이 ‘아동권리’보다는 ‘아동발달’에 치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동권리지표’는 아동이 경험하는 ‘여기-그리고-지금(Here-and-now)’을 강조하는 접근으로, 경제적 빈곤과 정신건강 및 스트레스,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 등이 해당한다. 반면에 ‘아동발달지표’는 아동기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 인적자원과 사회적 기술을 연마하는 데 중점을 둔 지표다. 교육·건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동발달지표 가운데 영아사망률, 출생 시 기대수명, 저체중 출생률, 예방접종률 등은 우리나라가 다른 회원국들보다 양호했다. 또 15세 학생의 읽기·수학·과학 영역별 점수도 우리나라가 월등했다. 읽기와 수학은 일본과 함께 최고였다. 과학영역에서는 일본·핀란드·에스토니아에 이어 4위다.

반면에 아동권리에 대한 지표는 최하위 수준이다. 아동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48분으로, OECD 국가(평균 2시간 30분) 가운데 가장 적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또 ‘교육이나 취업에 참여하지 않는 청소년’(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NEET) 비율도 18%로 OECD 평균(15%)보다 높았다. 10대 자살률은 10만 명당 7명으로 OECD 34개 국가(평균 5명) 중 8위다. 15세 흡연율, 15세 약물남용 등 다른 위험지표들도 모두 OECD 평균보다 높다.

이주연 보사연 전문연구원은 “아동의 현재 삶의 질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 온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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