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도 구조조정에 책임론
4조5000억 퍼부은 STX조선
빚 6조원 남기고 법정관리行
대우조선 반복된 지원에도
회생 기미 없어 STX 판박이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전환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3년여 동안 STX조선에 4조 원 이상을 쏟아부은 국책은행 등 채권단과 이를 관리·감독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주도한 STX조선의 구조조정이 결국 실패로 결론이 나면서, 역시 정부와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조 원의 적자를 기록한 채 연명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STX조선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STX조선 법정관리 전환 여부를 논의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실사보고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법정관리 여부는) 일주일 후 의견을 취합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논의에 대해 “여러 가지 파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법정관리 결정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0일 실사보고서를 통해 “현재 상황이 STX조선에 자금을 추가 투입하기보다 법정관리로 처리하는 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개시 이후 채권단은 현재까지 38개월간 STX조선에 4조5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STX조선은 이 같은 지원에도 자본 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TX조선의 금융권 채무는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약 6조 원에 이른다. 애초 법정관리로 바로 들어가 손실을 줄이기보다 채권단 관리의 자율협약에 넣어 ‘폭탄 돌리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STX조선과 마찬가지로 대우조선해양도 반복되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미 법정관리로 갔어야 할 것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STX조선은 오래전부터 위기 상황이 감지됐고, 대응할 시간도 많았었다”며 “결국 느슨한 수준의 자율협약이 부실을 키우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도 “자율협약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 단계에서만 적용해야 하는데, 과거 STX조선 자율협약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이번 법정관리 전환으로 밝혀진 것”이라며 “STX조선보다 체급이나 부실 규모가 더 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선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4조5000억 퍼부은 STX조선
빚 6조원 남기고 법정관리行
대우조선 반복된 지원에도
회생 기미 없어 STX 판박이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전환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3년여 동안 STX조선에 4조 원 이상을 쏟아부은 국책은행 등 채권단과 이를 관리·감독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주도한 STX조선의 구조조정이 결국 실패로 결론이 나면서, 역시 정부와 채권단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조 원의 적자를 기록한 채 연명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STX조선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STX조선 법정관리 전환 여부를 논의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실사보고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법정관리 여부는) 일주일 후 의견을 취합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논의에 대해 “여러 가지 파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법정관리 결정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0일 실사보고서를 통해 “현재 상황이 STX조선에 자금을 추가 투입하기보다 법정관리로 처리하는 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개시 이후 채권단은 현재까지 38개월간 STX조선에 4조5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STX조선은 이 같은 지원에도 자본 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TX조선의 금융권 채무는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약 6조 원에 이른다. 애초 법정관리로 바로 들어가 손실을 줄이기보다 채권단 관리의 자율협약에 넣어 ‘폭탄 돌리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STX조선과 마찬가지로 대우조선해양도 반복되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미 법정관리로 갔어야 할 것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STX조선은 오래전부터 위기 상황이 감지됐고, 대응할 시간도 많았었다”며 “결국 느슨한 수준의 자율협약이 부실을 키우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도 “자율협약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 단계에서만 적용해야 하는데, 과거 STX조선 자율협약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이번 법정관리 전환으로 밝혀진 것”이라며 “STX조선보다 체급이나 부실 규모가 더 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선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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