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입법청원 준비중
문화재청 “서열번호 아니다”


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가 국보 1호를 교체해야 한다는 취지의 국민 입법 청원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번호는 서열을 나타내는 게 아닌 만큼 교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보 1호 교체 논란이 국회 입법 문제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혜문(42·본명 김영준)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25일 “현 국보 1호인 숭례문(남대문·왼쪽 사진) 대신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오른쪽)을 국보 1호로 하자는 입법 청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5월 30일에 맞춰 ‘1호 청원’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원은 국회의원의 소개를 얻어 제출하는 민원이다. 법률안처럼 일반의안에 준해 처리된다. 청원은 소관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국회 또는 정부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게 된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0대 국회로 돌아오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청원 신청서 제출을 요청했다. 노회찬 의원실은 “국보 1호 교체를 요구하는 문화재제자리찾기의 입법 청원 서류를 지난주 전달받았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해 1월 사단법인 우리문화지킴이와 함께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으로 약 12만 명의 지지를 얻어 이를 문화재청에 보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번호 제도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정번호 폐지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인식이 많고, 수백억 원의 안내판 교체 비용이 드는 등 과도한 행정력 낭비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보 1호를 교체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문화재 지정번호는 문화재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연번이지 문화재의 서열이나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며 “그보다는 근본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재의 지정과 분류에 대한 체계를 기본부터 다시 검토하기 위해 지난 2월 말 ‘문화재 지정·분류체계 개선 기초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11월쯤 연구용역의 결과가 나오면 공청회를 거쳐 문화재의 개념, 번호 지정 또는 폐지 여부 등 기본적인 체계를 다시 손볼 계획이다.

하지만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지금의 지정 번호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정해졌기에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