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인 화웨이가 25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중국 내 법원 두 곳에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은 해당 기업 차원을 넘어 여러 문제를 제기한다. 화웨이가 문제 삼은 건 4세대 이동통신 업계 표준과 관련한 특허 11건이다. 이번 소송을 두고 삼성과의 크로스 라이선스(교차 특허 사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 삼성과 대등한 기업이란 이미지를 노린 노이즈 마케팅이란 분석도 있다. ‘특허 핵우산론’을 펴온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이미 애플·퀄컴·노키아 등 글로벌 IT 기업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었고, 삼성전자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해왔다.

한때 짝퉁의 대명사로 통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에 싸움을 걸었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소송 목적이 무엇이건, 중국 기술력이 그럴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1980년대 이후 매출의 15% 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각 세계 3강에 진입했다. 지난해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3898건을 신청해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르며 4위 삼성전자(1683건)를 따돌렸다. 남의 기술을 베끼던 수준에서 이제는 애플로부터도 연간 수억 달러의 특허 수수료를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우선, 삼성은 물론 정부도 소송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한·중(韓中) 간 본격적인 기술 전쟁의 신호탄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제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막강한 자본·물량을 앞세웠지만, 최근 몇 년 새 기술력으로도 턱밑까지 뒤쫓아왔다. 한국의 절대우위가 뚜렷했던 산업에서도 곳곳에 전장(戰場)이 펼쳐질 것이다. 드론·3D프린팅·핀테크 등 신산업에서는 한국보다 한발 더 내딛고 있다. 중국은 기업과 정부가 한마음으로 ‘기술 굴기’에 나서고 있는데도 한국은 새 성장동력을 찾기는커녕 부실 기업 퇴출조차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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